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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

동강다슬기 해장국 먹고 영월역 출발(강원도여행 1박2일)

Dondekman 2017. 2.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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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히 먹고 출발하기 좋은 다슬기해장국

전주에서 9시쯤 출발해서 12시쯤 강원도 영월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가족끼리 다녀오는 1박 2일의 강원도여행. 휴가를 맞아 형이 합류했다. 학교 선생님인 아버지는 방학이었고, 나야 뭐, 365일 휴가니까.  

영월에 국한시켜서 맛집을 검색해보니까 <동강다슬기>가 많이 뜬다. 동강은 서강과 함께 영월에 흐르는 강 이름인데, 고장 이름이 메뉴이기도 하고, 동시에 가게 이름도 되는군. 블로그적으로 말해서, 주인분이 키워드를 잘 잡으신 것 같다. <동강다슬기>간단 명료하면서 모든 걸 집약한 간판이네. 단점은 유사 이름이 많아진다는 거? 인터넷 지도에 쳐보니 벌써 동일 이름도 여러 군데다. 그리고 <동강참다슬기>, <동강약다슬기> 등 헷갈리는 간판도 많고. 여기는 <동강다슬기 영월본점>이라고 뜬다. 체인점도 두는 듯.  

고기는 저녁에 먹을 거니까 점심은 이걸로 결정. 들어가보니까 강원도 여행자들 사이에서 소문 자자한 집 답게 사람이 많다. 대표메뉴는 해장국, 가격은 7000원이다. 우리는 9000원짜리 해장국 특을 시켰다. 그리고 유명한 집에 왔으니 다른 것도 먹어보자 하고 다슬기 전(12000원)도 시켰다. 시키지는 않았는데 나머지 메뉴도 먹어보고 싶었다. 다슬기비빔밥, 다슬기순두부 각각 7000원. 다슬기 무침과 전골이 각각 25000원~40000원. 무침과 전골은 대, 중, 소가 있나보다.



<동강다슬기>의 해장국은 된장을 풀어 걸쭉하다. 그래선지 맑은 다슬기탕을 생각한 부모님의 평가는 별로인 듯. 동강다슬기의 국물이 걸쭉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다슬기껍질을 갈아서 육수로 쓴다는 것이다. 가게 유리창에 국산 다슬기가 아닐 경우 1000만원 보상이라고 되어있는 걸 보면 제대로인 것 같다. 저런 문구를 써놨는데 아, 문구는 문구일 뿐이라고, 하며 냉동실에서 중국산을 꺼내지는 않겠지? 

간 해독에는 웅담이 최고고 그 다음이 다슬기, 익모초, 약쑥, 부추(솔) 등등이라는데, 본초강목, 동의보감을 굳이 들추지 않아도, 다슬기는 예로부터 과로, 음주 등으로 지친 간을 회복시키는 데 쓰였다고 한다. 지금도 다슬기환같은 건강보조식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도 하고. 그냥 아무 국물이나 다 해장국이라는데, 이건 정말 음식이자 약이겠네. 나는잠시 숙취해소음료 병 둘레에 다슬기들이 빼곡한 장면을 상상했다. 컨디션~♬ 대신 다슬기액~♬ 뭐, 이렇게?  

해장국 특이라서 그런지 다슬기도 많이 들었다. 한 수저씩 들 때마다 다슬기들이 올망졸망 딸려나온다. 



해장국 양도 많은 편. 뒤이어 나온 다슬기전을 먹기 힘들 정도다. 초록색이 다슬기에서 빠져나온 색깔인 줄 알았는데 메뉴 중에 녹두전병도 있다. 저 초록색은 녹두가 원인인 듯 하다. 그나저나 <동강다슬기>의 전은 잘 부쳐졌다. 타지도 않고 바삭바삭함과 촉촉함이 만난다. 국밥은 별로라 하신 부모님도 이건 칭찬하심.

여기서 주문받아 조리하는 데 걸린 시간, 국밥 먹고 전 먹고 한 시간까지 40분이 흘렀다. 잠깐인 줄 알았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네. 갈길이 바빠 얼른 일어났다. 이 길로 단종어소에 들렀다가 체크인 시간 맞춰서 영월의 펜션에 들어가기로 한다.


영월역

<동강다슬기>를 나오니 길 건너편에 한옥 건물이 한 채 있다. 처음에 음식점인 줄 알았는데 간판에 한자로 영월역이라고 써 있다. 방금 다슬기 해장국을 먹고 나와서 그런가 아예 지붕을 다슬기 모양의 돔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디자인이 미래적이면서 동강, 서강을 홍보하는, 강원도 영월군 지역의 브랜드마케팅이 되지 않을까?

태백선 무궁화호가 지나는 영월역은 탄부역과 청령포역 사이에 있다. 내일로 여행자들의 주요 경유지인 이곳은 60년대 70년대에는 강원도 석탄 채굴의 전성기로 영화를 누렸다. 그러다 일대가 폐광되면서 시들해졌고, 2007년도부터는 아예 산업선로가 다니지 않는다. 이제는 강원도 여행객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관광모드로 돌아섰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사라는 평가를 받는, 현재의 건물로 리모델링했으며, 운행하지 않는 기차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폐기차 숙소, 테마기차여행같은 관광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내일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로(철도자유이용패스)란?"포스팅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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