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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국내여행 코스必,한반도 지형(강원도 영월) 본문
이런 것을 모르고 살다니, 싶은 곳.
강원도 영월군의 한반도 지형은 국내여행 코스에서 빠지면 안된다. 이 사진만 보고 감이 오지? 그렇다. 이건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한반도 지형이 아니다. 백두대간에서부터 태백산맥, 호남평야까지 그 높낮이와 길이까지 정확하게 표현한 거다. 아니 표현한 사람이 없으니까, '표현된'이겠다. 우연이라는 미묘한 분이 표현했다고 하면 될까? 이 미묘함이 이곳을 국가지정 명승 제75호로 등재시켰다.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지형도라면 어렸을 적 한반도가 토끼 모양으로 생겼다느니, 호랑이 모양으로 생겼다느니, 하는 경우가 있다. 토끼는 일본이 우리를 순진하고 나약한 민족으로 격하시키기 위해 날조한 국토 모양이며 한반도는 원래 일본을 할퀴고 있는 호랑이 모양이라고 중학교 사회 선생님이 그랬다.
국내여행 코스,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 지형을 전망대에서 보면서, 그 토끼와 호랑이를 겹쳐 본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더 웃긴 건 중국같은 경우 용을 이리저리 구부려 가둬놓고 자기네들 그 펑퍼짐한 나라가 용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는 거다. 나는 최근에 이런 동물 지도를 풍자하기 위해선지 제목을 "동물지도"라고 해놓고 한반도에 용, 호랑이, 독수리, 뱀 등 무섭기로 소문난 짐승들을 죄다 땅에 끼워맞춘 그림을 봤다. 맞다. 허세와 유치라는 말은 그럴 때 필요한 것 같다. 지형을 짐승으로 만드는 일은 꼬꼬마들이 모여서 호랑이 권법이네, 사마귀권법이네, 하면서 휘두르는 주먹과 뭐가 다를까?
한편으론 이해도 간다. 격동의 19세기, 20세기 근현대 시기, 두 번의 세계대전과 6.25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걸쳐 어떤 나라가 어떤 나라의 식민지에 들고, 또 어떤 나라의 영향력 하에 있으면서, 약소국이 겪는 설움을 말이다. 냉전 시대를 걸쳐 지금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에는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고, 우리는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들에 비해 땅도 적고 자원, 군사력 모두 부족하다. 현실이 그럴 때, 같은 지도를 놓고 토끼보다는 먹이 사슬의 최정점인 호랑이로 올려놓고 싶은 심정. 자격지심이 국토 모양의 맹수화에 한몫 했을 것이다. 영월의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보면 그런 인위적인 욕망들을 더 멀리하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강원도 국내여행 코스, 한반도 지형은 어떻게 이런 모양을 가지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삼면을 물로 둘러쌓고, 그 물의 흐름을 서해, 남해, 동해와 유사하게 하면 가능하지 않나 싶다. 왜, 과학시간에 배우지 않았나? 침식이 센 상류쪽은 경사가 급해지고, 하류쪽은 퇴적이 일어나 완만해지는, 지금 한반도 지형을 에워 흐르는 서강이 이런 지형을 만들지 않았을까? 저 뗏목이 가는 방향을 보면 확실히 서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 그럼 실험실에서 똑같은 조건에서 둥근 모래땅 주변에 물을 흐르게 하면 그렇게 될까,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경남지방에 저 튀어나온 호미곶부분까지 똑같은 건 설명불가다. 게다가 서해와 마주한 중국의 산둥반도의 모양새도 옮겨놨고, 남해 밑의 일본 땅도 구색을 갖춰놓았다. 무엇보다 개마고원을 넘어 백두산 윗쪽의 엄준한 지형도 물을 흐름만으론 설명 불가다. 그러고 보면 이 한반도 지형이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도라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보다 더 정확히 땅을 표현한 것 같다. 불과 백년전까지만 해도 한반도가 어떻게 생긴 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였을텐데, 옛사람들은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지형을 보고 실제 한반도를 생각했을까? 궁금해진다.
이곳이 국내여행 코스로 빠져서는 안되는 이유도 그런 것일 것이다. 자연은 인위적인 세상 이상이다. 전망대 위에서 보는 영월 한반도 지형이 운동장 크기에 불과한 것처럼, 우주적인 입장에서는 실제 우리가 딛고 서 있는 한반도 땅이 그러하다. 더 높은 질서에서 내다보는 이 땅의 악다구니가 역시 운동장 크기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국내여행, 해외여행, 그리고 달 여행, 화성 여행을 한다고 해도, 그 어떤 코스로 여행을 한다고 해도, 우주적인 입장에서는 한걸음에 불과하다. 영월의 한반도 지형을 보면서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큰 사람도, 아무리 오래 산 사람도 절대적인 입장에서 보면 한 순간인 것이다. 내가 우주의 먼지보다 작은 존재임을 생각하면 인생이 덧없고, 인생이 덧없을 때 삶을 더 안간힘으로 값지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영월의 한반도 지형이 내게 주는 의미는 그러하다.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 지형은 습지보호차원의 세계적 조약인 람사르에 등록된 습지보호구역이다. 다간형소나무, 회양목군락지를 비롯한 습지 특유의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으니, 이곳 주변을 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국내여행 코스가 될 것 같다. 근처 선암마을에 가면 한반도 지형 주변을 휘도는 뗏목과 줄배를 탈 수 있고, 한반도지형 트래킹도 할 수 있다.
한반도 뗏목마을(선암마을) 체험
위 사진에 나온 배가 바로 뗏목체험에 쓰이는 뗏목이다. 뗏목마을(선암마을)의 뗏목체험은 2가지, 그냥 뗏목만 타는 코스, 1시간 정도 걸리는 뗏목+줄배+트레킹 코스(7000원) 2가지가 있다. 줄배와 트래킹도 각각 1000원에 가능하다. 트래킹같은 경우 한반도 지형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국내여행 안에서 느끼는 국내여행 코스라고 할 수 있겠다. 한반도지형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체험.
뗏목체험의 가격은 중학생 이상은 5000원으로 동일하고,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3000원, 그리고 20인 이상 단체일 경우 4000원으로 할인된다. 그리고 뗏목은 20인 정원인데, 4인 이하 출발시에는 기본요금으로 20000원을 받는다. 그러니까 비수기의 평일 때는 그만큼 돈을 더 내야 뗏목을 움직일 수 있을 듯 하다. 체험시간은 봄, 가을에는 9시부터 18시까지, 하계에는 9시부터 19시까지다.
더 많은 패키지코스로 엮인 당일프로그램과 숙박프로그램도 있다. 미니뗏목 만들기, 음식 만들기, 농사체험 등을 하면서 당일치기로, 혹은 먹거리 체험이 더 추가된 숙박 버전도 있다. 선암마을은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농촌전통 테마마을이니, 현장체험 학습장이 필요한 아이들의 휴가지로 좋겠다.
교통 및 주차
버스로 올 경우 영월의 터미널사거리정류장에서 37번을 타고 한반도지형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터미널로 돌아갈 때는 37번과 더불어 55번을 타면 된다.
자가용으로 이곳에 올 때는 네비게이션에 한반도지형이 아니라 한반도지형 주차장을 찍어야 한다. 둘 사이는 떨어져 있으므로, 다시 얼마의 거리를 더 가야하는 낭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주차장은 무료다.
뗏목마을(선암마을)로 갈 경우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602번지, 뗏목체험장으로 오면 된다. 033-372-2469, 010-9399-5060으로 프로그램. 예약문의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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