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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

제주도 가족여행 코스, 저녁메뉴는 쌍둥이횟집

Dondekman 2017. 3. 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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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名不虛傳 : 명성은 헛되이 퍼지지 않음

유명해진 것은 이유가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쌍둥이횟집>을 찾았다.



여럿이서 이견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론 역시 회와 고기다. 더군다나 제주도에 왔다면, 고기는 제주도 흑돼지고, 회는 제주도의 자연산 회겠다. 제주도 가족여행 코스 2박 3일을 짤 때, 굳이 일부러 집어넣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건 횟집에 들러서 산지의 회를 실컷 먹는 것일테다.

쌍둥이횟집이 제주도의 대표횟집이라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다. 온갖 여행관련 책, 어플, 블로그 등에서 제주도와 횟집만 조합해도 쌍둥이횟집이 간판을 내미니까. 애초에 일부러 여길 오려고 하지는 않았으나, 공교롭게도 서귀포잠수함에서 걸어서 와도 될 거리에 쌍둥이횟집이 있었다. 얼마나 걸리지? 찾아보니까 도보로 20분 거리다.



우리는 5명이니까, 당연히 특모듬 스페샬, 스페샬이라고 하니까 뭔가 조금 촌스러워 보니면서 정말 '스폐샬'할 것 같은 기분이다. Teukmodeum이 뭐지? 아, 특모듬ㅋㅋ, 정말 스폐셜하다.

그러나저러나 우리 점심에 말고기를 너무 푸짐하게 먹은 데다가 지금은 4시 조금 넘은 시각, 배가 별로 안 고프다. 제주도 가족여행 코스의 관용구라 할 수 있는 횟집탐방이 좀 아쉬워졌다.


초밥 무한리필


쌍둥이횟집은 초밥 무한리필로 유명하다. 횟집 한쪽에는 하루종일 초밥만 만들어주는 코너가 따로 있다.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으니까 좀 많은 인원이 제주도 가족여행을 나섰다고 해도 커버가 가능한 것이다. 근데 이게 좀 애매하다. 초반에 먹기에는 배가 불러 다음 요리를 먹을 수가 없고, 코스가 끝난 다음에는 마찬가지로 배가 불러 초밥을 먹을 수 없다. 이 딜레마. 



처음에 나오는 전복죽과 도넛이랑 비빕국수인지 쫄면인지가 나온다. 전복죽은 내장이 들어있어 풍미가 아주 좋다. 두어 수저 뜨면 없어져서 아쉬움에서 오는 깊은 맛이 난달까. 쌍둥이횟집의 쓰끼다시의 특징이 싱싱하고, 양이 딱 한 사람이 한 입씩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나저나 쓰끼다시가 우리말로 뭘까? 찾아보니까 곁들인 안주, 기본 안주 대충 그런 말이라고 한다.


물회


시원 새콤한 물회 한 접시 해 주시고, 한 모금 마시고 나니 몸 속이 쭈뼛쭈뼛 일어서는 게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다. 그래, 이렇게 주문을 외우고 해 보는 것이다. "모든 일은 잘 될 것이다." 



이어 세미 메인같은 해산물 구이와 콘셀러드가 나온다. 이제 좀 가속력을 내어 배를 채우기 시작하십시오, 하는 쌍둥이횟집 측의 이야기가 접시에 함께 담겨 있는 듯 하다. 

왼쪽에 있는 것이 구운 전복이고, 오른쪽에 있는 것은 논란이 있다. 어떤 사람은 제주에서만 나오는 조개인 오분자기라고 하고, 오분자기가 아니라 작은 전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오분자기가 비싼 거니까 오분자기라고 믿어보자.



메인 디쉬가 나오기 전의 이것이 쌍둥이 횟집의 하이라이트이다. 아까 잠수함 속에서 해설해주시는 분이 물고기 보면서 "우리 이따 횟집에서 만나자" 이랬는데 정말이다. ㅋ 제주도의 자연산 회들이 망라되어 있다. 굉장히 푸짐했는데 깜빡하고 멀리서 조망된 한컷을 찍지 못했다. 

사진에는 없지만 고등어회가 있다. 많이 먹으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여기서는 한 사람당 딱 한 두점씩 먹을 수 있도록 지레 차단해주신다. ㅋ 딱 한점 맛을 보는 회의 맛이 독특하다. 사진 하단의 것이 바로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리돔이다. 꼭꼭 씹으면 전어처럼 뼈채 먹는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아주 고소하다. 저 녹색 소라 비슷한 것이 또한 제주도 특산물 보말, 어제 아침국으로 먹는 데 실패했는데 여기서 만났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갈치회 몇 점. 맛있다. 성질이 급해서 물에서 나오면 바로 죽는 바람에 산지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갈치회다. 쌍둥이 횟집이 유명해진 이유도 이래서다. 한 상 가득 나온 제주도 특산물을 자연산으로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쌍둥이횟집은 미식가들의 단골이기도 하다. 제주도 가족여행 코스에서의 보람찬 저녁메뉴다.


메인디쉬


배가 너무 부른데 이제 메인디쉬 나왔다. 우리는 애써서 다 먹었다. 너무 배부르게 먹은 나머지 나는 쌍둥이횟집을 나서는 길에 신발끈이 풀린 것을 발견하고도 안묶은 채 그냥 주차장까지 왔다. 뒤에서 형수님이 질책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허리를 숙일 수가 없다. 점심의 말고기와 저녁의 제주도 횟집 연타가 나를 이렇게 만드는군.

매운탕은 당근 포장해서 펜션으로 돌아왔고, 마지막 컷은 메인디쉬로 나온 회 곁의 전복이다. 여긴 특이하게 전복젓갈이 있더라. 하긴 뭐든 젓갈로 못 만들까. 회와 회 곁의 젓갈 역시 재미있는 배열이다. 싱싱함과 성숙함이라... 첫경험과 노련함이 그럴 것이다. 영감을 주는 음식 배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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