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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영암터미널에서 목포까지, 추억의 버스 본문
바쁘게 살지 못했음을 반성하며, 바쁘게 여행하기.
광주 다음으로 머무른 곳은 목포였다. 원래 월출산에서 1박 예정이었으나 버스 사정이 나빠 아쉽지만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광주에서 떠나 정오 쯤 영암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막상 보니 월출산 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 번 밖에 없었던 것이다. 천왕사 쪽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에 떠났고, 오후 늦게야 도갑사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오후 늦게 간데서야 월출산을 돌아보는 건 다음날이 될 테고, 빡빡하게 하기로 한 이번 여행에서 그렇게 루즈한 일정은 안 될 말이었다.
애초에 광주에서 일찍 출발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역시 혼자 자유롭게 움직이는 여행의 복병은 게으름이다. 전 날 묵은 찜질방 옆 바르다 김선생에서 싸간 김밥 한 줄을 풀어 대합실 안에서 먹었다. 그리고 목포 가는 버스를 기다릴 겸 영암읍내를 걸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영암군 영암읍, 두 번 들어간 '영암'이 느낌표 두번처럼 강렬했지만 여느 농촌과 다름없이 펼쳐진 논밭과 마을, 약간의 관공서가 전부였다. 그닥 큰 규모가 아닌 그 영암터미널이 개중 가장 나은 시설이랄까.
여름에 떠나는 여행에서 가장 힘든 건 역시 더운 거다. 이렇게 터미널 주변을 도는 데도 쬐약볕에 땀이 송글송글 난다. 겨울 같으면 옷깃을 여미고 걸으면 추위가 몸속까지는 파고들지 않으니까 그건 좋다.
터미널을 나오면 들판 너머 먼산이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에는 잡히지 않았는데 거기 풍력발전소들이 있다. 돌아가다가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민첩하게 동작을 늦췄다가 다시 속력을 내는 풍차들이 신기했다. 덩치에 비해 유연한 운동선수들을 연상케하는 움직임이다. 씨름선수들이 특히 그렇지.
한편으로는 저렇게 혼자서 제자리 운동을 하는 풍차들을 보고 있으니까 지난 몇 년간의 나같다. 회사, 집, 회사, 굳이 잘 돌아가라고 하지 않아도 돌아가고, 멈추라고 말해도 돌아가기만 했던 생활이 떠오른다. 그래선지 이번 휴가를 준 나 자신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영암에서 목포로 가는 버스는 생각보다 작아서 어리둥절했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버스가 이렇게 시내버스보다 작다니, 이런 걸 타보긴 처음이다. 목포행 버스는 한참을 달렸다.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음악을 듣고 있으니, 작은 게 나쁜게 아니라 아늑한 느낌을 준다. 조금 있다가 대학생들 몇 명이 탔는데, 대학교 동아리 특유의 싱그러운 유대감이 느껴졌다. 무슨 동아리일까? 사진?
동아리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특히 남녀들이 섞여 활동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들리는 말들과 행동으로 감정이 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즐겁다. 거 왜 있잖은가. 누구는 누구와 사귀고 누구는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는 누구를 싫어하고. 그런 거 보고 있으면 괜히 학교 동아리예요? 뭐 하고 오는 길이예요? 참견하고 싶다. 대학교 때 사람들이랑 MT도 가고, 이런저런 술자리에 기대 우스갯소리도 해보고, 심각해져도 보고, 연애도 했던 시간들, 몇년이나 흘렀구나 오랜만에 이런 풍경을 보니 반갑다.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이어폰 음악 소리에 섞여 저기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대학생 일행 중 유난히 눈이 까만 여자가 창문 좀 닫아달란다. 예쁘다. 여자 이마에 손을 얹고 장난치는 남자에게 은근히 질투 날 정도로.
음악과 추억과 대학생들의 생동감이 교차되는 가운데, 버스는 목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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