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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군계폐계닭, 노계가 아니라 씨암탉이라 불러라

Dondekman 2022. 7. 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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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평택맛집으로 유명한 평택 군계폐계닭.

만세해장국, 영빈루, 미쓰리햄버거 등과 함께 평택맛집을 묶어서 하는 컨텐츠라면 평택 군계폐계닭이 절대 빠질 일이 없더라고. 오늘 저녁은 같이 이거 먹자고 친구를 부추겨서 차 몰고 갔다. 

 

입구에 써진 맛이~ 행복한 집

닭이 행복이라는 말을 하니까 설득력이 있기도, 없기도 하다.

우리가 먹을 닭은 저 방목된 닭이 아니라 양계장 속에서 알 낳던 닭이다. 폐계는 고기를 먹기 위해 길러지는 육계가 아닌 알을 먹기 위해 키우는 닭이 늙어서 알을 못 낳게 되면 잡는 닭이다. 원래 평택과 오산 사이에서는 양계장이 많았는데, 그래서 폐계닭 요리가 발달했다고 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가게가 평택 군계폐계닭이고.

평택 군계폐계닭 메뉴

 

메뉴는 심플하다. 폐계닭 대, 중, 소 시키고 내장, 알, 똥집을 추가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양파를 더 추가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좀더 맵게 해달라는 둥 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첫날이니까 그냥 오리지날로! 15000원 가격의 페계닭 소 주문.

폐계는 요즘 이야기고 예전에는 씨암탉으로 불리며 잔칫날 먹는 닭이었다.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 준다’는 유명한 말과 함께.

 

물수건, 치킨무가 놓여지고 조금 있다가 평택 군계폐계닭의 메인 등장.

잔뜩 조려진 닭볶음탕같은 비주얼을 하고 있다. 맛은 닭볶음탕에 양파를 농축시킨 단 맛이 난다. 사람들이 양파 추가를 외치는 게 이유가 있다.

그 맛은?

 

폐계닭은 그 어감처럼 정말 질겨서 먹기 힘든 닭이 아니다.

예전에는 씹기 어려울 정도로 질겼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달걀이 비쌌기 때문에 한 닭에서 되도록 많은 달걀을 뽑아내고 나서 노계가 될 대로 되고 나서야 도축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걀 가격이 낮아져서 달걀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도 도축 시기를 늦추기가 어렵다고 한다. 요즘 폐계닭은 그래서 노계라 보기 힘들다. 살이 쫄깃쫄깃하고 한 마리에 양도 푸짐하기도 하다. 예전 잔칫날 먹던 그 씨암탉에 가까워진 셈이다.

평택 군계폐계닭에서 소자 하나 시켰는데도 적지 않게 먹는 남자 둘이서 꽤 잘 먹었다. 

 

'닭 알'이라고 닭이 아직 낳기 전인 달걀들이 닭과 함께 볶아져 나온다.

폐계닭의 도축 시기는 더 앞당겨지고 있다고 한다. 달걀의 가격 안정을 위해서 달걀 낳는 것이 뜸해진 닭은 대한양계협회가 나서서 도축을 권유할 정도라니까

이제 폐계닭은 '알닭'같은 긍정적 뉘앙스로 명칭을 바꾸는 것도 좋지 않을까?

 

볶음밥 한 그릇만 주문하고 아까 시킨 공기밥도 마저 덜어서 잘 먹었다.

 

2010년 이전에 이미 전국적으로 전파를 탔던 평택 군계폐계닭. 치킨이나 닭볶음탕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도 있네. 집에서 가깝기만 했으면 자주 먹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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