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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오동도 띄운 커피 한 잔(여수카페 투썸플레이스) 본문
참 잘 만들었다. 칭찬할 수 밖에 없는 것.
탁 뜨인 바다에 오동도, 돌산도가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여수카페다. 사방이 전망대, 전면유리를 통해서 푸른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투썸플레이스 여수케이블카점은 자산공원 해야정류장쪽에 있다. 돌산정류장에도 카페가 있지만 여수해상케이블카 주차장이 이쪽에 있으니, 대부분의 승객들이 이곳을 이용할 듯. 이곳이 지대가 높고 오동도가 눈앞에 보이는 여수카페라는 장점도 있다.
입구에는 8시 반에 문을 열어 자정에 닫는다고 되어 있으나 네이버지도에 나온 정보는 다르다. 평일 오전 9시에서 10시, 금요일은 30분 빨리 문을 열고, 주말에는 오전 8시 30분~23시 30분까지다. 어떤 곳이든 게시된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곳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 때, 일단 네이버 지도에 나온 데로 영업시간을 생각하고 가야 할 듯.
여수카페 투썸플레이스는 내부와 옥외 테이블로 나눠져 있는데, 옥외 쪽에도 가격표가 있다. 레귤러Regular 사이즈 354ml를 기준으로 아메리카노 4100원, 카페라떼 4400원, 카페모카 4900원, 그린티라떼 4800원, 요거프라페 5800원이다. 이곳만의 특별함을 느끼고 싶다면 스트로베리 라떼(5300원)도 있고 여럿이서 먹는 파티팩이라는 것도 있다. 아이스박스 파티팩이 34000원, 티라미수 파티팩이 33600원이다.
찐득한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고 물을 한 모금 마시자 커피향이 입 안에서 볼륨감 있게 맴돌았다.
커피 잔 위로 오동도를 띄워본다.
이날, 여수카페 투썸플에스가 내겐 남도여행의 마지막 베이스캠프였던 셈이다. 앞으로 어딜 어떻게 가야하나,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이제 그만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장마비가 올라온다는 소식이었고, 첫 타켓이 여수였다. 그리고 마침 내일 구례 자연드림파크 견학이 있다고 한다. 버스가 전주에서 출발한다고 하니, 오늘 전주에 갔다가 어머니를 모시고 거길 가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짓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생각해보면 여행의 행선지를 정하는일은 인생에서 행선지를 정하는 일과 닮았다. 내 몸이 두 개가 아니듯이 내 삶의 여정도 두 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내가 원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내가 환경을 만들었던 것이 아니라, 환경이 나를 만들었던 때가 더 많았다.
이번에 회사를 나와 그 기념으로 전라남도 도보여행을 하면서, 나는 회사를 자의로 나왔는가, 타의로 나왔는가, 내게 여러번 물었다. 결정적으로 방아쇠를 당긴건 타의였지만, 그 동안 수십번, 수백번 내 안에서는 이건 아니라고 자문자답해왔던 터였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내 안의 외침을 놓지 않기로 했다. 내 삶에 더이상의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주변에 선언을 하고 떠나왔다. 옳은 선택일까? 자유기고가, 프리랜서로 내 앞가림을 하면서 꿈에 집중할 수 있을까? 걱정은 많이 되지만 일단 옳은 선택인지 아닌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선택을 옳게 만들도록 할 것이다.
여수카페 투썸플레이스 밖으로 나왔다. 돌아가기 전에 자산공원 일출정에 올라 다시 한번 내겐 가지 못한 곳으로 남은 오동도를 바라본다. 암석에 지탱된 숲이 에메럴드처럼 보인다. 나는 다시 이곳에 올 것이다. 그땐 저 방파제를 걸어 오래 저곳에 깃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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