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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자산공원 일출정에서 보는 여수 엠블호텔, 오동도 본문
나도 저기 가봤으면, 하는 전망을 보여주는 곳.
여수해양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자산공원 해야정류장까지 2시간 동안 걸었고, 일출정에 도착했다. 힘들었다. 7월의 햇볕은 내려쬐고 짐은 무겁고, 분명 지도에는 자산공원의 일출정과 건너편의 오동도, 여수 엠블호텔이 지척인데 실물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도 벽화마을을 지나 여수해양공원을 거쳐 목적지인 자산공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여수해양케이블카가 오락가락하는 것이 점점 가깝게 보였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걸어나갔다. 옛날에 1박 2일에서 이수근이 오르막길, 내리막길, 억양을 올렸다 내렸다 멘트하던 코너 있었는데, 그래 오르막 다음엔 내리막 나오겠지.
자산공원 안내도다. 자산공원의 시설은 산 하나에 걸쳐 띄엄띄엄 놓여져 있다. 안내도의 저 빽빽한 등고선에서 느껴지듯이 지형이 몹시 험준하다. 그러니 만약 케이블카를 타러 이곳에 온다면, 자동차를 가지고 와도 가벼운 등산은 해 줘야 할 거다. 여수 토박이 분의 말을 들어보면 네비게이션에 충무정을 찍고 오면 자산공원에 쉽게 올 수 있다고 한다.
근데 자산공원이라는 이름은 해가 뜰 때 자줏빛으로 물드는 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자산공원이라, 그냥 들어서는 평범한, 알고 보면 참신한 이름이네. 여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라고 하는데, 작명 센스는 최신이다. 아울러 해가 뜰 때 자줏빛으로 물들어서 자산이라면 지금 가는 일출정이야말로 자산공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해맞이 할 때 가면 더 좋으련만.
자산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갔는데, 거긴 일출정이 없다. 대신 그곳에는 일본군의 고사포 터가 있는데 이건 태평양 전쟁 말인 1943년에 연합군의 공습을 막고자 설치한 방공 포대다. 일제가 패망하고 나서는 북한군의 공습을 막기 위한 포대가 들어섰는데, 이 공원이 생긴 60년대에 철거되었다고 한다.
이밖에 곤충체험실인 빠삐용관이 있는 해오름 전시실이 있고, 내가 간 날이 하필 휴무일인 월요일이라서 안에 들어가보진 못했다. 나는 케이블카 타는 곳 화살표를 따라갔다. 근데 카이블카 타는 곳 200mm는 뭐냐, 20cm? ㅋㅋ 간판에도 오타가 있다. 자세히 보니 m 하나에 수정표시로 빗금을 그어놨네.
그 자산공원의 최고지대에는 충무공 광장이 있고, 박정희 대통령 때 만든 이순신 동상이 있다. 가뜩이나 높은 지대에 더 높은 탑을 만들어 세워져 있는 그 이순신 동상 밑에는 민족의 태양이라는 글자가 써 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이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안티 없기로 유명한 인사이긴 하지만 민족의 태양은 좀 오글거리지 않은가, 뭐 새마을 운동 하기도 전인 60년대니까 그럴 만도 하다. 그래도 같은 태양을 소재로 한 자산공원의 비유적 작명센스를 좀 본받아야 할 듯 하다.
그곳에서는 지척에서 케이블카가 오락가락하는 것이 보인다. 바로 건너편 돌산정류장과 연결되어 케이블카를 부지런히 나르고 있는 곳이다. 일출정은 그 자산공원정류장에 붙어있다. 여수 해돋이 명소인 일출정에 올라가 본다.
맨 먼저 보이는 것이 바다 한가운데 푸른 말뚝을 떡하니 박고 있는 건물, THE MVL이라고 써 있다. 엠블호텔이다. 저 건물 상층부에서 아침에 잠을 깨 여수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떨까? 눈 앞에 일출정에 와 있는 그런 기분이겠지? 하면서 잠시 엠블호텔에 묵은 사람이 되어보았다. 그나저나 저 호텔 하루 묵는데 얼마나 들지? 찾아보니까 인터넷 최저가로 17만원 정도 한다. 국내여행할 때 내 일주일치 여행 비용은 될 듯 한데, 뭐 따지고 보면 해외 패키지여행 떠날 때 호텔 저정도 하더라. 언젠가는 찜질방 도보여행이 아니라 저렇게 특1등급 호텔을 다녀볼 날도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 객실 잘 관리해 놓으라구, 여수 엠블호텔.
이어 찍은 사진이 자산공원 일출정에서 바라보는 서남쪽 해안이다. 왼쪽부터 여수엑스포공원, 엠블호텔, 오동도, 그리고 돌산도쪽으로 접어드는 땅이 보인다.
엠블호텔은 그렇다치고, 오동도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 그러나 이제 그만 걸을까, 싶다. 일출정에서 오동도까지 걸어서 20분 걸린다고 하는데, 그 얘기는 오동도 안에서 또 20분 정도 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20분 걸린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가파르기로 유명한 계단을 올라서, 음, 지금 나 너무 힘든데, 아무리 여행에서 갈까, 말까가 간다, 로 기울어진다고는 하지만, 이거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
일단은 자산공원의 해야정류장에서 돌산정류장까지 가는 여수해양케이블카를 타보려 한다. 오동도는 다녀와서 생각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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