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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남

전남 구례 가볼만한곳, 자연드림파크 견학 체험

Dondekman 2017. 2.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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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식품 만드는 곳을 찾아가다.

자연드림파크 견학 체험 간 날. 이날은 비가 왔다. 아침 9시인가, 전주종합경기장에 모여서 리무진 버스 하나 타고 동네 아줌마들이랑 구례로 출발. 나는 아줌마들 사이에 낀 총각이 되어 버스에 탔는데, 뭐 그것까지는 좋은데 버스에서 일일히 돌아가면서 자기소개하고, 그래서 좀 민망. 옆에 앉은 우리 엄마는 소개 거부하시고, 나는 어머니 모시고 왔네요, 어쩌고 해서 마이크 넘기고...



우리집은 자연드림 아이쿱 생협 회원이다. 몇 년전에 엄마가 암에 걸리면서, 유기농 식품을 먹어야 되가지고 가입했는데, 덕분에 나도 사먹고 있다. 한달에 두어번씩 자연드림 물품을 배달 주문하는 편. 채소나 고기, 라면같은 가공식품까지 몽땅 주문해서 두고두고 먹는다. 많은 물품들이 전남 구례에 있는 자연드림파크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연드림파크측에서는 공연장에 게스트하우스까지 운영하고 있어 구례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마침 어제 여수에서 그만 돌아갈 결심을 했을 때, 미리 집에 물품을 주문해서 내가 집에 도착할 때 맞춰서 오게하려 했지. 홈페이지 들어갔는데 이 견학, 체험을 한다는 팝업창이 뜨더라. 그래서 엄마 모시고 가야지, 신청 클릭. 



2014년에 오픈한 자연드림파크가 구례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소문나기 시작한 것은 견학, 체험 행사들의 활발한 운영에 있었다. 각 지역의 자연드림 아이쿱 생협 회원들을 모아서 1인당 6000원에 이러한 행사를 하니까, 공장과 브랜드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이날 일정은 라면공방, 만두공방, 베이커리공방, 유정란공방 등 식품공장을 견학이다. 이어 비어락하우스(맥주공장)에서 자연드림 맥주를 시음한 뒤 자연드림파크 식당에서 밥을 먹고, 구례에 있는 용소폭포에 들러 관광을 하는 체험 코스. 유정란공방은 비와서 패스한다고 한다.

이게 라면 공방이다.



두꺼운 유리 너머로 라면 면발이 만들어지는 것이 보인다. 얇게 펴진 반죽이 기계들을 통과하면서 더 찰지게 만드나? 아무튼 뭔가 되고 있는 모양. 유리창 한 켠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주시는 직원들에게 눈인사와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전해주세요 ^^ 라고 써 있다. 그러고 싶어도 바빠서 이쪽을 보시지 않네.

자연드림의 라면이 좋은게 우리밀로 만든다는 거다. 면을 찰지게 하는 글루텐이란 게 있는데 그것까지 국내 생산된 밀로 충당한다. 우리밀이 뭐가 좋냐고? 쉽게 말해 국내에서는 밀이 겨울에 나니까, 농약이 거의 필요치 않다는 거. 지금 아이쿱 생협에서 나오는 라면이 레드라면, 채소라면, 해물라면, 안심짜장면, 또 뭐가 있더라, 사골라면, 감자라면, 오가닉라면까지 다양하다. 특히 오가닉 라면은 다른 라면보다 재료 퀄리티가 높다. 재료들이 거의 100퍼센트 유기농만 쓰고 화학조미료 무첨가라는, 이거 최근에 이름을 유기농라면이라고 바꿨더라. 맛은, 뭐랄까, 안성탕면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나머지 라면에도 화학첨가물이 기존 라면보다 40% 적다고 하는데 먹어보면 그런 티는 안 난다. 일반 라면 맛.  

이건 만두 공방이다.


자연드림에서 나오는 만두는 다양하다. 고기, 김치, 피자, 군만두, 물만두 등, 그리고 만두에도 라면의 오가닉 라면처럼 아니 이제 유기농 라면이지, 아무튼 그것처럼 만두에도 유기 채소 만두, 유기 고기 만두라는 상위 포지션이 있다. 맛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고, 짜지도 않다. 강추. 여기 거쳐서 빵 만드는 베이커리 공방 들렀다 공장견학을 마친다. 이제 맥주 마실 시간.


 


구례 자연드림파크에서 가볼만한곳이 바로 이 비어락하우스(맥주공방)이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맥주가 맛없는 곳이 없다고 하는데, 그건 기술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술에 매기는 세금이 비싸서라고 한다. 그래서 하이트, OB, 카스밖에 없는거고, 품질 경쟁보다는 단가 단합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맥아보다 전분 비율이 많다는 것. 이건 일본도 사정이 비슷한데, 우리가 아는 아사히맥주나 기린아치방같은 고급같아 보이는 맥주가 실은 옥수수 전분 함량이 높다. 맥주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꽝인 셈.

그래서 최근 수제맥주가 붐인 것이다. 법이 바뀌어서 중소업체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시장 확장인 것이다. 자연드림의 비어락 맥주같은 경우 맥아를 듬뿍 써서 수제맥주 맛이 난다. 라거와 에일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여기 비어락하우스에서 생맥주 버전으로 먹어볼 수 있다.



왼쪽 밝은 빛깔이 라거고 오른쪽 짙은색이 예일이다. 라거가 흔히 먹는 국산맥주 스타일이다. OB라거~ 라고 하는 그때 그 라거다. 라거는 10도 이하의 차가운 곳에서 발효되는데, 추우면 효모들이 밑으로 내려가 발효하기 때문에 하면발효맥주라고 부른다. 맛이 카랑카랑하고 탄산이 넘친다. 

라거생산에는 낮은 온도가 필요하므로 냉장고가 필수다. 그러므로 냉장고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맥주 하면, 저 짙고 두꺼운 맛(?)의 예일이었고, 지금 대중적으로 즐기는 라거맥주는 없었다. 예일은 20도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발효되므로, 그럼 효모들이 위에서 발효하니까 저 예일은 상면발효맥주라고 부른다더라. 청량한 맛보다는 깊은 맛과 향을 선호하는 사람이 선호하다. 나같은 사람. 

우리 엄마가 술을 못 마셔서 한 모금만 먹고 다 내 차지네. 여기 나가서 식당에서 밥 먹어야 하는데 먹기도 전에 배부를 지경이다. 그래도 식당 가니까 또 몇 그릇을 해치워버렸다. 여행을 오래 하니까 음식이 차려져 있을 때는 되도록 많이 먹어야 한다는 자취생 비슷한 관념이 몸에 깃든 것일까? 구례자연드림파크 식당은 직원들과 방문자들이 섞여서 줄이 길다. 가격이 6세 이하는 무료고 11살까지는 5000원, 성인은 8000원이다. 시간은 점심 11시 30분부터 13시 30분, 저녁은 17시 30분부터 19시까지. 주말 저녁은 쉰다.



전남 구례 자연드림파크는 자연드림시네마, 공연장 등을 지어 특히 지역 주민으로 하여금 저렴하게 각종 콘서트나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유명한 밴드 공연도 심심치 않케 열리는 모양인데, 지을 때 지방을 떠난 청년이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컨셉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덕분에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문화적으로 소외받았던 구례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좋은 공연이 구례에서 한다고 할 때 가볼만 한 곳이겠다.

이밖에 자연드림파크는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2014년에 처음 생겼을 때 조합원에 한해 4인이 묵을 수 있는 방 만원인가 2만원인가? 하여튼 말도 안되게 싼 가격에 묵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게 한시적이었는지 지금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직원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라고만 되어 있고 게시판에도 이용문의 글들이 올라와 있더라. 전화하거나 해서 문의해보면 될 듯. 

여기 나가서 일정이 용소폭포가 있었는데, 나는 그냥 엄마를 지켰다. 거기까지 가려면 좀 많이 걸어야 했고, 엄마가 아직 암수술받고 몸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무리하면 안되었으므로... 그렇게 전주로 돌아왔다.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나는 엄마를 택시에 실어 떠나보내고 그곳에서 바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헤어지려 하니까 엄마의 뒷모습이 유난히 작아보인다. 

이제 이걸로 이번 전남 여행은 정말로 끝. 서울 생활이 시작된다. 앞으로 나는 여행하듯 살면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 내 목표다. 그래서 프리랜서를 택했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기대가 더 된다. 그래, 그러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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