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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일본 오사카 여행, 술집을 찾다가 간 도톤보리 바Bar 마수다 본문
또 한 잔 하고 싶게 만드는 일본 오사카 여행
타코바[링크]에서 오코노미야끼와 맥주 두 잔을 마시고 배가 불렀다.
일본 오사카 여행의 마지막 밤, 이대로 들어가기 아쉽고, 숙소에서 가지고 나온 온 돈도 4000엔 정도 남았다. 오사카 도톤보리 근처 술집이나 바에 가서 칵테일 한 잔 하고 들어가면 딱 좋겠다. 하고 검색을 해봤다. 돈키호테 근처에 유명한 도톤보리 바Bar 마수다라는 데가 있더라.
오사카 도톤보리에는 마스다Matsuya라는 가이세키 전문점이 있어 술집인 마수다Masuda 바랑 헷갈리기 쉽다. 거기도 일본 오사카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꽤 유명한 식당이더라고. 방향은 반대지만.
Bar 마수다
Bar マスダ, Masuda
일본 오사카 여행을 하면서 술집은 처음이다.
한국의 바와는 달리 마수다 바는 일단 차징 요금 1000엔을 받더라. 나는 바텐더에게 내가 가진 돈이 3000엔이니까, 그 안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여기는 신용카드도 되는 집이라 카드를 긁어도 되는데, 그냥 그것만 먹으려고...
Very Kind and Clean
나이 지긋하신 사장님 바텐더와 그 밑에서 일하는 아주 젊은 바텐더 한 명이 주로 일하고 있는 듯 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바 답게 영어도 잘 소통이 된다. 내 영어가 별로라서 그게 문제. ㅋ
일본 오사카 여행은 어땠냐고, 일본인들 인상이 어떠냐고 물어서 참 친절하고, 깨끗하다고 그랬다. 정말 그렇다.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한 점 없고, 친절하기 이를 데 없다니까... 한국에는 내일 돌아가서 아쉽다고,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러더니, 사장님 왈, 내 인상이 일본 사람들과 닮았단다. 스코시(조금)이라고.
내가 일본 오사카 여행 중이니까, 이곳만의 칵테일을 먹고 싶다고 하니까 로쿠가든이라는 칵테일을 소개시켜줬다. 쉐이킹을 하는데, 무술 시범인듯, 표정이 사뭇 진지해보인다.
젊은 바텐더는 일을 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왠지 후계자? 그런 분위기. 주인 바텐더 분이 건너편 테이블의 손님쪽으로 이동하며 젊은 바텐더에게 코리안 손님은 3000엔이 넘으면 안된다고 당부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를 저 젊은 바텐더에게 맡기려는 듯.
바Bar 마수다의 분위기는 약간 어둡다, 싶게 은은한 조명. 의자 밑에 둔 가방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로쿠 가든 칵테일
Roku Garden Cocktail
사장님 바텐더가 내게 준 칵테일은 로쿠가든, 로쿠(ろく)는 일본어로 6이다.
로쿠가든은 6개의 정원이라는 뜻은 아니고, 로쿠라는 건, 진 이름이고 그 진을 칵테일 베이스로 쓰는 거다. 여기에 녹차를 더하기 때문에 풀밭, 가든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
녹차를 보고 있으니까 일본 오사카 여행으로 넘어오기 전 교토 여행 코스가 생각났다.
은각사, 금각사, 청수사 등 유명 관광지 앞에는 녹차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녹차아이스크림, 킷캣 등 보기만 해도 귀엽고 청량한 군것질거리가 넘쳐난다. 나는 밥 잘먹기 위해 간식 먹지 않는 아이의 심점으로 눈 꼭 감고 요지야카페[링크]에 가서 녹차를 음미했었지.
정말 녹차 맛이 진한 이 칵테일 마시며 4박5일 일본여행, 2박3일 오사카여행 일정들을 떠올렸다.
며칠 전 일 같은데, 불과 어제 있었던 일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일본 오사카 여행, 교토, 고베여행은 그렇게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 않는 듯. 가는 길마다 헤매서 말이다. 진땀 흘렸던 시간들은 원래 짧게 느껴지지 않으니까.
1958년에 만들어진 오사카 바Bar
칵테일 잔을 드니 받침대에 Since1958이라고 써 있다. 음식점이야 1800년대, 1600년대까지 거슬러오르는 점포도 많은 일본인데, 이런 바같은 경우는 거의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지 않을까?
일본 바Bar의 전통은 아시아 어느 나라보다 역사가 깊다. 도쿄, 교토 등지에도 전통있고, 유명한 바가 많다고.
바Bar 마수다에서 안주로 나오는 땅콩. 볶은 땅콩이 아니라 삶은 땅콩이라는 게 독특하다. 먹어보니까 촉촉하고 짭짤하다. 소금물에 삶은 듯.
이런 것도 1958년부터 계속 내려온 전통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념이 입 속에서 짭짤하게 느껴진다.
내 앞에 새로 온 젊은 바텐더에게 아무거나 추천해주고 싶은 칵테일을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옆에 앉아있던 여자 손님이 이걸 먹어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시킨 것. 처음에는 황금빛 액체만 들어있었는데, 조금 있다가 커다란 얼음을 넣어줘서 마셨다. 과일의 단맛이 났던 기억.
이름이 뭐였더라? Wave Moscow Mule이었던가?
다음에 일본 오사카 여행을 다시 하게되면 마수다 바에 가서 이 칵테일 이름을 물어보고 싶다.
마수다 메뉴판
이렇게 칵테일 4잔을 마셔서 4000엔을 채우고 이곳을 나왔다.
사장님 바텐더에게 아까 마셨던 로쿠가든이 독하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독하다는 영어단어가 생각이 안나더라고. 그래서 독하다 할때 毒자를 써서 보여줬는데,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내 말이 나쁘게 전달되었나? 해서 낫 이블. 그랬더니, 풉 웃음을 터트렸다. 대폭소하는 모습이 사람 좋아 보이는 마수다의 사장님이다.
그러면서 내게 종이를 써서 20%라고 써 주더라. 아니 알코올 20도밖에 안되었다고? 소주보다 조금 센 정도였는데, 갑자기 아까 맥주 마시다가 좀 센 거 마시니까 세게 느껴졌었나보다.
도톤보리 바Bar 마수다 영업시간
영업시간은 오후 6시에서 새벽 1시까지. 오사카 도톤보리 여행을 하면서 이 동네는 술집이나 바가 별로 없구나, 했는데, 그나마 있는 술집마저 영업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반대편 길목에서 킨류라멘[링크]이 24시간 영업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취해서 걸어가는 일본 오사카 여행. 도톤보리 거리에서 난바역으로 이동했다.
오사카 시내의 불빛들은 찬란하고 사람들은 많다. 중국 사람, 일본 사람, 한국 사람들이 모두 나와 다른 이방인으로 느껴진다. 혼자 일본 오사카 자유여행 와서 취해 밤거리를 걷고 있으니까, 내가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그렇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이방인이었다.
일본 오사카의 불빛이 울긋불긋한 칵테일처럼 느껴지고, 나는 그 칵테일 위에 얹어진 얼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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