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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백패커스 인 여수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 본문
모든 것을 충전할 수 있는 숙소를 찾아
백패커스 인 여수라는 게스트하우스에 숙박지를 정했다. 여행을 하면서 이틀 연속 찜질방에서 묵었더니 스마트폰이랑 카메라 배터리가 슬슬 한계치까지 온 것 같다. 이날 보성 녹차밭을 나서 여수로 가는 길, 나는 고속버스 안에서 문득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보조배터리까지 싹 다 바닥이 난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물론 이럴 것을 예상해서 아침에 목포에서 나서기 전 미리 여수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놓았다. 배터리 뿐 아니라 양말이랑 기타 빨래들도 문제였다. 찜질방을 전전하면서 여행한 사람 말을 들어보면 눈치껏 빨래를 하라는데 이거 무슨 미션수행도 아니고 아예 시도를 못하겠더라고.
하긴 이게 다 강행군 때문이다. 2일 동안 버스로 광주, 영암, 목포, 보성을 주파하며 전기 콘센트 있는 곳에서 여유있게 앉아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해서 여수에서는 몸도 마음도, 전자기기들도 충전할 수 있는 여수 숙박지를 물색했던 것.
백패커스 인 여수는 2개의 이층침대가 있어서 4인이 묵을 수 있는 도미토리룸이 16000원이고, 더블룸 40000원부터 다양한 옵션이 있다. 숙박 평가도 좋았는데, 무엇보다 인터넷 상에 있는 숙박지 정보에 와이파이, 조식, 세탁기 등 다양한 옵션이 체크되어 있어 안심이 되었다. 신청하고 나니 조금 있다 문자가 온다. 게스트하우스 묵는 사람들끼리 맥주 한 잔 하겠냐는 물음, 그냥 아니오, 했다. 낯선 사람들과 OT하는 일, 이제는 좀 안하게 되더라고.
사실 이날 보성에 들렀다 온 것도 게스트하우스 체크인이 16시에서 23시까지라니까 그동안의 시간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런데 보성에 갔다가 제 시간에 버스를 타고 여수까지 온 것은 순조로웠는데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다. 길 잘 못찾는 나의 구세주인 스마트폰 배터리가 0%인 것. 물론 배터리가 0%가 되기 전에 미리 숙박지 약도를 캡쳐해 두긴 했는데 이거 불안하다. 여수터미널에서 내려서 버스를 탔는데 내릴 곳을 놓치지 않으려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사님한테 미리 정류장 행선지를 말하니까 여행자 행색임을 알았는지 주변분들이 참견해 내게 이것 저것 묻는다. 숙소는 어딘데요, 백패커스 인 여수라고요... 어, 처음 들어보는데 등등.
해서 내리라는 정류장에 내리긴 했는데 이거 약도가 영 부실하다. 그래도 깜냥껏 주변 골목들을 뒤지고 다녔는데 영 방향조차 감이 안 왔다. 어디로 가야하는거지? 날은 어두워졌는데 이러다가 녹초가 되어 숙소에 도착할 것 같다. 안되겠다 싶어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 근처 편의점에 들어갔다. 그냥 죽치기는 뭔가 미안하니까 여행용 티슈 하나를 샀다.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고 나서 보니까 왠지 아직 20살이 안된 것 같은 어린 여자 둘이서 가게를 보고 있다. 공동알바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20살 남짓한 남자 두명이 들어와 뭔가 사고 간다. 남자들이 나가고 여자들은 남자 얘기를 시작한다. 쟤는 어떻고, 쟤는 어떻고, 여자애들이 한 화장이 사춘기 소녀가 엄마 화장대에서 훔쳐서 한 듯 조금 어색해보였다.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맞네, 여고생들이다. 어색한 것도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만들 시절이다. 어린아이가 어려운 책 구절에 그은 형광펜 밑줄을 본 느낌으로 잠깐 웃었다.
백퍼커스 인 여수라는 게스트하우스는 대로변에서 좀 찾기 힘든 길목까지 들어가야 있다. 이날 체크인을 하고나서 숙소를 둘러보는데 1층에 여수밤바다를 컨셉으로 한 밤버스가 근처에서 출발한다는 문구가 있다. 시간을 보니 이미 늦었다. 헤메지만 않았어도 갔을텐데. 나는 잠시 지금 버스를 타고 나갔다 들어오기에는 돌아오는 버스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피곤하기도 했고, 계획했던 데로 빨래도 해야했다. 그래서 이날 밤은 그냥 개인정비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1층에는 공용으로 쓰는 컴퓨터와 이곳에 묵은 사람들이 기념으로 찍고 간 사진들이 인테리어되어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지기(?) 이 표현이 맞나, 아무튼 햇빛에 얼굴이랑 그을린 폼이 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듯한 그분께서 잠시 숙소의 규칙들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20대 초반인 듯, 목소리 억양에 따스함 어린 사교성이 뭍어나는 매력적인 남자같다. 사물함 빌리는데 보증금 1000원이 필요하다길래 돈 주고 열쇠를 받았고, 세탁기 이용하는데 2000원인가 3000원인가 필요하단다. 그래서 그것도 주고 2층으로 올라가려 하는데 맞은편 호프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숙박객 회동을 마치고 들어오는 것같다. 그때 한 여자가 나에게 스스럼없이 안녕하세요. 하고 오는데 갑자기 멍하게 있었다는. 머쓱했다. 나는 생각이 많다. 글을 쓸 때도 여러번 고치게 된다. 단문으로 짧게, 짧게 끊어쓰면 금방 금방 경쾌하게 쓸 걸, 시간의 한참 뒤까지 생각해서 긴 문장으로 만들어놓고 만다. 나중에 읽어보면 이거 어떤 사건보다 먼저 느낌이 나오고, 느낌에 앞서 생각이 나오는, 전후관계가 바뀐 문장이 되어 있는 것이다. 고치기 때문에 읽는 것도 쓰는 것도 느리다. 그래서인지 현실에서도 쓸데없이 순발력 떨어지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 같다. 안녕하세요? 하면 네, 안녕하세요, 하면 될 것을.
백패커스 인 여수 게스트하우스에는 코인 오락기와 다트게임판이 구비되어 있는 오락실이 있고, 2층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휴게실은 간단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공용주방과 연결되어 있는데, 냉장고에는 조식용으로 토스트를 해 먹으라는 식빵, 버터, 달걀, 잼이 투숙객 인원에 맞게 들어있고 티백 차와 커피가 마련되어 있다. 휴게실은 카페 분위기로 여행 온 기념으로 인원들이 과자나 통닭, 맥주를 사다가 간단한 파티를 하며 노닥거리다가 갔다. 밤 12시가 가까워 오자 오는 사람들이 뜸해졌다. 피곤했지만 모처럼 찾아온 밤의 여유에 맥주 한 잔 했다. 가방을 뒤져보니 광주시청 앞에서 지인이랑 한 잔 할 때 남은 해바라기씨가 있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다 몸이 노곤해서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을 때까지 혼술을 했다. 노트북을 펼쳐 사진을 폴더별로 정리하면서 귀찮지만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다음날 늦잠을 잤다. 내가 일어났을 때는 방이 텅 빈 상태. 나는 맨 윗층에 올라가 전날 옥상에 널어놓은 옷과 양말들을 거뒀다. 그런데 숙박 예약할 때 고장이 났다든가 해서 건조기가 따로 없다고 한 말의 의미를 알았다. 청바지가 거의 마르지 않았던 것. 할 수 없이 빨래를 더 말리느라 체크아웃 시간인 오전 11시에 겨우 맞춰 숙소를 나올 수 있었다. 그동안 조식으로 주는 토스트도 해먹고 게스트 하우스 1층에서 좀 빈둥거렸다. 이건 숙박지를 빠져나오기 전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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