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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다원의 숲, 편백나무길은 산림욕, 대나무는 죽림욕 본문

국내여행/전남

대한다원의 숲, 편백나무길은 산림욕, 대나무는 죽림욕

Dondekman 2017. 2. 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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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것을 비우고 다시 채우고 싶은 것.

대한다원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중앙전망대에서 차밭전망대까지 갔다가 옆길로 내려왔다. 그곳은 편백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편백나무길이다. 대한다원에는 이렇게 녹차밭 말고 다른 숲들도 있다. 170만 평 중 50만 평이 녹차밭이고, 나머지에는 삼나무, 편백나무, 대나무, 단풍나무, 벚꽃 등을 심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대한다원에 들어오는 길에는 삼나무들이 껑충한 키로 맞이하고, 중간에는 편백나무길이 있으며, 나가는 길에는 대나무숲이 있다. 코스요리에서 다른 음식들을 차례로 맛보는 느낌으로 산림욕을 할 수 있다. 

나가는 길에 다리가 좀 풀린 상태에서 이쪽이 대나무숲이라는 푯말을 봤을 때, 또한번 갈까 말까 고민을 해야했다. 그러나 내가 전에 말했듯 여행길의 갈까, 말까는 대부분 가는 쪽으로 결정이 된다. 특히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유난히 등에 진 백팩이 무겁게 느껴지긴 했지만 대나무숲 죽림욕장에 몸을 담그러 발걸음을 옮겼다. 도보여행의 짐은 줄일수록 좋다는 교훈을 마음에 새기면서...



왼쪽이 삼나무길이고 오른쪽이 편백나무길이다. 출발할 때와 돌아올 때의 사진을 이렇게 나란히 보고 있으니 뭔가 시간을 초월한 차원의 관망자가 된 기분이다. 삼나무숲과 편백나무숲은 공통점이 있다. 삼림욕에 빠져서는 안 될 나무라는 것. 살균작용이 있는 피톤치드 분사량이 전체 나무에서 1, 2등이라는 것. ㎖ / 100g별로 편백나무가 5.5, 삼나무가 4.0으로, 침엽수 중 하위권인 측백나무나 소나무가 1.3, 1.7임을 생각했을 때 왜 이렇게 편백나무, 삼나무에 대한 건강제품이 쏟아지는 지 알 수 있다. 특히 편백나무같은 경우는 옛날부터 명품 나무 취급을 받아서 온천에 가면 있는 히노끼탕이라는 것이 편백으로 만든 욕조다. 편백나무목침이나 편백나무가습기 등이 인기인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남해안 쪽의 휴양림 삼림욕장은 편백나무로 20퍼센터를 채워야 하는 규정까지 있을 정도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다른 점이 잎이나 열매의 생김새밖에 없으므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딱 봐서 구분하기 힘들다. 40미터에 육박하기까지 자라는 것도 쌍둥이처럼 닮았는데, 그래서 비싼 편백나무 대신 삼나무가 대체품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대한다원의 출구쪽 대나무숲에 들어오자 서늘한 느낌이 든다. 등산하며 난 땀이 식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대나무숲 자체가 기온을 내리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평지보다 4도에서 7도까지 기온이 낮다니, 거의 준 동굴이네. 하긴 대나무 자체가 저마다 동굴식으로 되어있긴 하다.

죽림욕은 최근에 생긴 말이다. 산림욕山林浴, 혹은 삼림욕森林浴과 구분지어 죽림욕이라고 하는 이유는 산림욕의 경우 살균작용, 진정효과, 면역력 증진 효능이 있는 피톤치드를 쐬는 것을 의미하지만 죽림욕은 일반 숲의 10배에 달하는 1200~1700개의 음이온 발생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음이온은 공기 중에 -전자를 띈 원자들로 대부분의 오염물질들은 +전자를 띄고 있다. -전자는 +전자가 많은 쪽으로 가서 중화시키는 기능을 하며, 그래서 최근 음이온공기청정기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천연 음이온 샤워라고 할 수 있는 죽림욕의 효과는 혈액의 불순물을 정화시켜 피로를 풀어주는 것 등 다양하다.  

대한다원의 대나무숲은 대나무 중 가장 굵은 맹종죽으로 되어있다. 그래선지 관광객들이 새기고 간 낙서가 무수히 많은데, 특히 이름이 많다. 이름낙서 중에서도 두 사람 이름과 하트를 그린 낙서가 많다. 이거 뉴스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 경관회손이니 하는 이야기를 넘어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본다. 낙서의 주인공들은 지금도 서로 사랑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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