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성 한자, 李를 받드는 곳, 전주 조경단

조선의 뿌리가 되는 이씨 성 한자, 李

조선의 태조 이성계의 직계 조상은 신라 때 사람 이한李翰이다. 그가 바로 이씨 성 한자, 李를 조선왕조 500년에 걸쳐 흐르게 한 사람, 전주이씨의 시조다. 그리고 조경단(肇慶壇)은 그 이한의 묘역이고.

조경단

肇慶壇, JoGyeongDan

건지산 둘레길 코스[링크]인 최명희 문학공원에서 연화마을쪽으로 내려오고, 여기서 계속 가다보면 전주 조경단이 나온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 3호의 문화재. 조경단의 한자를 풀면, 조경단(肇慶壇)의 조(肇)는 비롯하다. 경(慶)은 경사다. 조선이 건국된 경사가 여기서 비롯되었다는 뜻이다. 

이곳의 문은 언제나 잠겨있다.  

잠긴 문 틈으로 들어가 보는 조경단

카메라 렌즈를 문 틈으로 디밀어 본다.

이씨 성 한자 이야기

꽤 넓다. 왜 못들어가게 하는 걸까?

이한 선생님, 왜요. 왜 ㅋㅋ. 그러고 보니까 전주 이씨 성 한자, 李는 원래 리, 발음이라고 한다. 두음법칙 때문에 이라는데, 이승만을 리승만이라고 한다든지,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리한, 리성계, 하니까 외국사람같네. 우리나라의 Lee 성 말고, 미국 본토에서도 Lee성이 따로 있단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김씨에 밀려 2위지만 미국+중국+한국 이씨들이 합쳐서 세계의 성씨에서는 1위라네. 

줌을 당겨본다. 내 카메라가 3배 줌밖에 안된다는 게 이럴 때 한계로군. 홍살문과 사당이 보인다.

이씨 성 한자 이야기를 좀더 하자면, 李(오얏나무 이)말고도, 異(다를 이)도 이씨 성 한자고, 伊(저 이)도 이씨 성 한자다. 異는 남원, 동성, 밀양, 청양 이씨이며 伊는 백천, 충주, 충주 이씨다.

물론 李를 쓰는 이씨 성 한자가 압도적이다. 전주 이씨, 경주 이씨 할 것 없이 전국 55개에 이르는 이씨들이 이씨 성 한자, 李를 쓴다. 

비석에 대한 조경단이라고 써 있는데 고종 황제가 직접 썼다고 한다. 나라가 위기일수록 그 뿌리를 찾아 성역화시켜 왕조의 위상을 높인다는 데 그런 차원의 사업인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그냥 눈썰매, 잔디썰매 타기 좋은 곳일 뿐. 나는 뿌리 타고 올라가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럼 너는 어디서 나왔는데? 엄마한테, 그럼 그 엄마는? 할머니, 할머니는? 하고 따라가다보면 조상님이 계신거야, 라고 과거로부터 오는 시간론을 펼친다면, 그렇다면 그 조상님은 어디서 온거냐고 묻고 싶다. 결국 신앙을 위한 하나의 사고방식일 뿐. 잣대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나는 시간은 과거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더 완벽한 눈썰매장 부지를 본 적이 없다.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 

하마비다. 크고 작은 무리들 모두 말에서 내릴 것, 이라는 뜻. 

조경단이 샘물이라면 경기전은 강물.

전주 이씨 성 한자 李가 발현된 곳이 조경단이라면, 이씨 성 한자 李가 흘러간 곳이 경기전이다.

전주 한옥마을[링크] 안에 있는 경기전[링크]에도 이와같은 하마비 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