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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힐링여행, 전주시 생태호수공원 오송제 본문
걷다보면 맺힌 마음도 풀릴거야.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다. 스럽다, 접미사는 보통 어른스럽다, 선생님스럽다. 대통령스럽다. 등 보통 인위적으로 된 모습에 많이 쓰이는데, 자연스럽다, 라는 말은 Let it be, 차원에서 여타의 '스럽다'와 대치된다. 그래서 자연스럽다, 라는 말은 말 그대로 자연스럽다.
힐링여행이라는 게 다른 게 있을까? 자연스러워지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그래서 보통 해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수목원이나 생태공원을 찾게되는 것이다.
오송제
五松堤, Jeonju Osongjae lake
2011년 환경부 주최 자연환경 공모전 대상
전주시 덕진구 송천1동, 건지산 둘레길에 생태호수공원 오송제가 있다. 오승지, 오송지라고도 불렸는데, 오송지는 연못 지池를 써서 호수 자체를 가리킨다. 이 일대의 생태공원 자체의 명칭은 오송제(五松堤)라는 거.
2009년부터 환경 복구 사업이 벌어졌다. 오송제 환경 복구 사업은 2011년도에 환경부로부터 대상을 받기도 했으며, 제 2회 자연경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한다.
전주시 인근 주민들을 비롯해 아는 사람들만 아는 힐링여행지 오송제, 내가 찾아간 날은 3월, 봄비가 오는 날이었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띄더라.
편백나무, 오리나무 군락지
오리나무
전주시 힐링여행지, 오송제는 오리나무와 편백나무의 군락지다. 오리나무는 일정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 5리마다 한 그루씩 심었다고 해서 오리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단순하고 도구적인 나무 이름과는 다르게, 다른 나무보다 산소배출량이 더 많은 고마운 나무다. 해서 오리나무는 산소공장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편백나무
식물이 뿜어내는 살균물질인 피톤치드는 침엽수에서 많이 배출되며, 침엽수 중에서도 편백나무가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그래서 편백나무는 산림욕장, 휴양림에서 가장 높은 대접을 받고 있고, 그 효능 때문에 편백베개를 비롯한 각종 편백나무 용품들이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곳은 건지산으로부터 불어오는 산바람이 시원하고, 오리나무가 뿜어내는 산소,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천연살균제 피톤치드로 인해 공기가 색다르다. 걷다보면 느껴진다. 한 번 왔던 사람이 산책하러 또 오고, 또 오고 한다. 힐링여행 나온 나도 그 중 하나고.
봄이 오는 풍경
Kiss The Rain
새순 돋는 모습이 분수가 막 터져나오는 시점에 비디오를 스톱해놓은 모습이랄까?
때마침 봄비가 온다. 이날은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놀라서 밖으로 나온다는 경칩(驚蟄). 경칩은 우수(雨水) 다음으로, 매년 3월 6일 정도에 돌아오는 절기다.
바닥의 새싹도, 나무의 새순도 모두 봄비를 맞고 있다. Kiss the rain, 하고 있다. 피아노 연주곡 제목이 되어 오는, 비와의 만남. 빗방울이 우산을 건드리는 감촉이 느껴질 때, 힐링여행이다. 이루마의 <Kiss The Rain> 피아노 소리가 다다다단단단, 들려오는 듯 하다.
새싹은 봄비를 먹고 자라나는 분수인가보다. 자연스러워지는 일 모두가 힐링여행이다.
전주물꼬리풀
전주시 이름이 들어간 식물
전주시 생태호수공원답게 전주물꼬리풀이라는 식물도 살고 있다.
이 식물은 1912년에 전주에서 처음 채취했는데, 이게 멸종했다가 최근에 다시 인공재배되었다는 거다. 풀도 멸종하는구나.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괜히 풀한테 미안하다. 군대 시절, 내 제초작업에 희생된 모든 풀들에게 미안하다. 여러분, 저도 시켜서 그런 거였답니다.
아마 멸종 이유는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습지가 사라져 가니 자연스럽게 사라져간 식물. 8월~10월에 꽃을 피운다는데, 빛깔이 두 종류다. 연홍, 연보라. 재미있다. 연홍, 연보라 둘 중 하나가 확률적으로 나온다는건가. 꽃 보러 다시 여름, 가을에 힐링여행와야겠다.
오송제에는 이밖에도 부들, 갈대, 말즘 등의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다. 보호식물종인 낙지다리도 서식하고 있다.
관찰데크
이곳은 청둥오리, 논병아리, 쇠물닭, 왜가리 등의 조류가 많은 개체를 확보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오색딱따구리도 산다고 한다. 진짜 나무에다 딱딱딱 거리면서 집을 만들까? 알아보니 정말이네 ㅋㅋ 귀엽다.
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나무벽에다 구멍을 뚫어놓은 관찰데크도 눈에 띈다. 나같은 힐링여행족한테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 관찰학습, 현장체험학습 등으로 좋을 듯.
그나저나 꾸악, 꽉 하고 유난스럽게 들리는 울음소리가 쇠물닭 아닐까?
관찰데크에서 본 오송제의 모습. 연꽃이 너무 번식해서 드러난 수면이 너무 적어져 최근에는 이를 정비했다.
전주시에서는 2017년도에 추가로 5억원을 투입, 호수에 수질 정화 식물인 꽃창포를 심는 등 수질개선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점점 힐링여행 오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오지 마세요, 나만 갈거임. ㅋㅋ
이거, 처음에는 누가 연탄을 몽땅 버려놓은 줄... ㅋㅋ
너와정자
너와정자는 총 두 개 있다. 정자 위에서 호수 주변을 도는 산책로가 한눈에 내다보인다.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 걷는 것도, 쉬는 것도 힐링여행이다.
저 파노라마 풍경 한가운데 길 쪽으로 걸어가면 오송제 주변은 화장실이 없으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화장실을 이용해 달라는 팻말이 보인다. 건지산둘레길 코스[링크예정]와 이어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까지는 490미터 거리, 5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힐링여행코스로 여기서 소리문화전당까지 가 공연 하나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겨울과 봄
지는 나무수국, 돋는 미선나무
겨울이 그 마지막 힘을 놓는 순간, 봄이 그 힘을 들어올린다. 사진은 나무수국(위)의 마른 잎과 미선나무(아래)의 새순. 다 함께 봄비를 맞으며, 한쪽에서는 사라져가고, 다른 한쪽은 다시 나타난다.
모두가 자연 앞에서 순환한다. 나도 그 봄비를 함께 맞으며 힐링여행이다.
봄비 힐링여행
전주시 오송제를 빠져나오자 이제껏 찔끔거리던 봄비가 와락 내려온다.
봄비가 아스팔트에 카페를 수채화로 그려놓는다. 화폭에서 생동하는 붓질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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