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저녁밥은 중국요리, 세계에서 2번째 큰 음식점 서호루에서 본문

해외여행/중국(장사-장가계)

저녁밥은 중국요리, 세계에서 2번째 큰 음식점 서호루에서

Dondekman 2017. 5. 26. 23:03
반응형

인색하지 말자.

장가계의 절벽[링크]이나 황룡동굴[링크]같은 중국 자연경관을 보고 나면 인색하지 말자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루면 뭘 이룬다고..

그리고 장가계와 장사처럼 중국에서는 바로 옆 동네격인 곳도 고속도로로 4시간 걸려 가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가면 어디까지 간다고, 가서 뭘 한다고..

인색하지 말자. 맞아, 인색하지 말아야지. 이곳,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음식점인 서호루에서 저녁밥을 먹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서호루西湖樓

West Lake Restaurant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음식점이라는 서호루. 50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종업원만 600명이란다. 도착해보니까 나는 무슨 문화재인가, 했다. 

중국에서는 좀 크다, 싶으면 스케일이 이렇다. 천문호선쇼 했던 건물[링크]도 그렇고.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은?

2004년 문을 연 서호루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이었다. 그러나 기네스북에 올랐던 이 기록은 2008년도에 깨지게 되는데, 시리아의 <Bawabet Dimashq>라는 음식점이 그 주인공이다. 이 음식점은 무려 6014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Bawabet Dimashq>라는 음식점이 지금은 시리아 내전으로 폐업해버렸단다. 해서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은 태국의 <로얄드래곤>이라는 음식점이다. 서호루와 마찬가지로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종업원 수는 서호루의 두배인 1200명이다. 손님 5명 당 종업원이 1명이라니 ㅎㄷㄷ하다.



미리 예약을 해놨는지 테이블에 도착하자, 우리의 저녁밥이 테이블에 놓여 랩으로 싸여 있다. 차락차락 랩을 벋겨본다.


저녁밥으로 먹은 중국요리


저 국자 밑으로 보이는 게 미역국인데. 이거 맛이 우습다. 우리가 아는 미역국의 맛은 조금 들어있고 어먼 맛에 치우쳐 있네. 내 옆에 앉은 누군가는 이걸 미역국2라고 말하기도.



테이블을 빙글빙글 돌리며 저녁밥 사진을 찍어보았다.

가이드 왈, 따로 주문을 해서 고수같은 강한 향신료는 뺐다고 한다. 이날 먹은 중국요리는 강렬한 향신료가 별로 들어가지 않아서 별로 거부감은 없다. 대신 존재감이 덜해서 이게 딱히 무슨 맛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밍밍함이 있달까?



중국요리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해주지는 않았는데, 이 장조림같이 생긴 게 토가족의 유명한 전통요리, 투지돼지고기(土家扣肉) 아닌가 싶다.



호남성의 특징인 지나치게 짠 음식은 없어서 좋았다. 


서호루 공연


우리가 저녁밥을 한참 먹고 있는데, 방송이 나오더니, 이제부터 서호루의 공연을 시작한단다. 

나는 공연장면을 카메라로 녹화하기 위해 아예 뒤를 돌아 앉았는데, 이때부터 그냥 내 저녁밥은 쫑난 셈, 여인네들 세명이서 뒤돌아서서 잠깐 있더니, 이내 이슬람풍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무대 측면에서 걸그룹이 나와 합류한다.



남자들의 공연, 남녀 혼성 공연 등 다양한 무대가 이어졌다. 발라드와 익살스러운 댄스 음악이 번갈아 나오는 등 콘텐츠도 다양하다. 


저녁밥 먹는 시간에 딱 맞춰서 하는 공연. 처음에는 이렇게 길게 할 지 모르고 동영상 버튼을 눌렀던 건데, 이거 공연이 길어진다. 슬슬 카메라 든 손이 아파온다. 저녁밥도 아직 먹다 말았는데.. ㅋㅋ 아직 음식이 남은 중국요리 접시들이 아까웠지만 공연을 취재하기로 한다.

서호루의 공연은 약 30분간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점 1, 2위를 다투는 곳이니 이런 게 가능하겠지.



저녁밥을 다 먹고 나오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하늘에서 투닥투닥 굵은비가 쏟아진다. 일행들의 우산은 모두 버스에 있는데

그나저나 문득 왜 식당이름이 서호루(西湖樓)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긴 후난성, 그러니까 호남성(湖南省), 호수 남쪽에 있는 동네라서 그런건데, 그럼 서호루는 서쪽 호수에 있는 누각이라는 뜻이니까 아마 호남성이라는 이름과는 별개일 것이다. 근처에 있는 어떤 특정 호수를 지칭하는 듯. 아니면 고시에 나오는 구절을 빌렸을 수도 있고.



할수없이 우산이 있는 몇몇분들이 가서 나머지 일행의 우산을 가져다주는 걸로.  쏟아지는 비 속에서 서호루의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더 순도 깊게 느껴지는 금빛처럼..

이렇게 중국요리로 저녁밥을 먹고 나왔다. 중국 장가계-장사 일정의 마지막 저녁밥이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