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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중국장가계 "1400m 절벽에 두른 포토존<귀곡잔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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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중국장가계 "1400m 절벽에 두른 포토존<귀곡잔도>"

Dondekman 2017. 4. 1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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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그린 길을 직접 걷다.

만화영화같은 데 보면 절벽 낭떠러지를 따라 절벽을 돌아 오르는 길이 나온다. <반지의제왕>에서도 나오는구나, 프로도 일행이 눈 쌓인 절벽산을 따라 난 협착한 길을 멀리서 조망한 영화장면 말이다. 영화는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사우론의 마법 한 방에 길이 무너지는 것으로, 해서 그 길을 포기해야 했던 스토리가 되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국장가계에 그런 낭떠러지길이 포토존으로 펼쳐져 있다. 

중국장가계는 가는 곳마다 우와네, 그림으로 그린 길을 직접 걷다니 역시 해외여행도 하고 볼 일이다.  


귀곡잔도  

鬼谷棧道, Plank road along side Guingu Cliffs


천문산 서쪽 유리잔도를 통과한 우리는 본격적으로 귀곡잔도에 접어들었다. 귀곡잔도(鬼谷棧道)는 귀신들이나 돌아다닐 법하게 험한 골짜기 길을 말한다. 예전에 귀곡산장이라는 개그프로그램이 생각나네. 임하룡과 이홍렬이 노부부로 분장하고 산장에 머무는 숙박객을 놀래키는 그린...

귀곡잔도는 2008년에 개통된 최근의 길로 중국장가계가 해외여행으로 본격적으로 유명해지던 시점과 겹친다. 귀곡잔도는 의홍관(椅虹關)에서부터 소천문(小天門)까지 1.6km 코스로 낭떠러지길이 나 있다. 평균 1400미터 상공에 나 있는 산책로라니, 정말 포토존이다. 그림으로나 접할 수 있는 길이 내 앞에 나 있다. 근데 이거 어떻게 만든 거. ㅎㄷㄷ

귀곡잔도 완주 소요시간은 30분에서 40분 정도다.


허원림의 빨강과 하양

의홍관을 출발하면 곧 허원림(許愿林)과 만난다. 지명을 한자로 풀면 소원을 허락하는 숲, 정도 되겠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소원을 적은 빨간리본을 나무에 매달아놓았다. 중국에서 빨강은 액을 면하고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빨강을 보니까 해외여행으로 중국 오던 첫날 장사공항에서 만난 빨간색 장사長沙 글씨가 생각나더라.

한편 하얀색은 빨간색의 반대로 재앙을 의미한다. 그래서 뇌물 주는 봉투도 하얀색이 아니라 빨간색을 쓴다지 않은가? 그런데 허원림의 빨간 나무들을 보다가 옆에 있는 나무의 하얀 서리꽃을 보니까 기분이 묘하다. 사람들이 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재앙일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위의 하얀 서리꽃이 바로 이 사진에 있다. 올라갈만한 바위가 있길래 포토존이다 싶어, 거길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내가 또 위험한 짓을 한다고 생각하는 지 엄마표정이 좋지 못하다. ㅋㅋ 

멀리 보이는 산이 마치 높이 솟아올라 밀려오는 파도의 모양이다. 저런 파도가 일어나는 날은 바로 지구의 마지막 날 아닐까?


귀곡선동

鬼谷仙洞

이름대로 하면 귀신들의 골짜기 속에 있는 신선의 동굴이다. 안쪽에서 계룡산에서 10년, 백두산에서 10년, 어쩌고 하면서 한 도인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외여행에서 낭만적인 비박 장소로 최적 아닐까? 생각만 해도 사양하고 싶기는 하다.


귀곡천참

鬼谷天塹


귀곡천참이라는 곳이다. 중국장가계에서, 아니 세상에서 가장 깊고 긴 바위틈 아닐까? 표지판에는 하늘로부터 내리친 도끼자국이라는 뜻으로 천참天塹이라는 말을 붙였다고 한다. 도끼라니, 키가 몇천미터인 거인들끼리 싸움을 하다가 도끼자국을 낸다면 이럴수도 있겠다.


중국장가계는 물론이고 내 해외여행 사상 손에 꼽는 기묘한 지형이다. 귀곡천참은 길을 지나가다 보면 마치 하나의 낭떠러지길을 거울로 비춘 것처럼 되어 있다. 대략 이런 모습으로.


귀곡병반

鬼谷兵盘


이제 귀곡선동과 귀곡천참을 지나 귀곡잔도 남쪽 지역으로 접어든다. 중국장가계 가이드분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가 지나가는 '2학년 1반' 사람들을 한 장씩 찍어주었다. 귀곡잔도를 횡으로 펼쳐 보면서 인물사진도 겸할 수 있는 포토존이네. 역시 가이드는 다르구나.

귀곡병반(鬼谷兵盘)에서 병반(兵盘)을 우리말 문장으로 풀면 병사들의 소반, 쟁반이라는 뜻이다. 중국장가계의 여러곳을 비롯해 이렇게 애매한 이름은 처음이다. 쟁반이 어디있는데?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저 포토존 가장 안쪽으로 굽어 들어간 곳이 귀곡병반이다. 그러니까 귀곡잔도에서 비교적 많은 병사들이 주둔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 아닐까? 대군이 올라설 수 있는 선반, 뭐 그런 식으로 생각되더라. 

귀곡병반이 끝나는 곳에 야불장보(野拂藏寶)라는 휴게소가 하나 있다. 야생이 밀쳐 숨겨놓은 보물이라니, 중국은 휴게소 이름도 정말 아트하게 짓는다니까. 그나저나 한국인이 어찌나 많은 지, 길거리 악사도 내나이가 어때서~를 연주하며 행인들에게 돈을 타더라.


천문색교

天門索橋

야불장보 휴게소에서 계속 걸으면 나오는 현수교다. 근데 나는 천문산케이블카유리잔도보다 이게 더 무섭더라. 이게 걸으면 내 걸음에 의해 출렁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바닥의 나무들 틈으로 낭떨어지의 잔상들이 보인다. 빨리 지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빨리 지나가려 할수록 현수교는 내 걸음을 따라 격하게 흔들린다.


해외여행 포토존

사진찍기 좋은 곳은 자살하기 좋은 곳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태종대나 경포대같은 바다 낀 국내전망대에는 죽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문구가 적혀있긴 하더라.

그래서 <신세계>의 이런 대사도 생각이 난다.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 

거북하면 살기 딱~ 좋은 날씨라고 고쳐 읽으면 그만이다. 살기 딱 좋은 풍경의 중국장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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