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연포탕으로 목포5미 만찬 후 찜질방으로 이동 본문

국내여행/전남

연포탕으로 목포5미 만찬 후 찜질방으로 이동

Dondekman 2017. 1. 27. 08:00
반응형

먹는 것은 제대로 된 걸 먹자.

유달산 낙조대에서 내려와 숙소를 물색했다. 마음같아서는 바로 앞에 있는 신안비치호텔이 좋겠지만, 비용을 최소화하기로 한 여행이라 광주에서도 그랬고, 이곳에서도 찜질방을 검색해 본다. 검색을 해보니 유달산 근처에 그런 건 없고, 수킬로미터 떨어진 연산동 인근에 몇 개 보인다. 버스를 탈까 하다가 그냥 걷기로 한다. 밥은 그곳까지 걷다가 발견하는 적당한 곳에서 해결하기로.

그런데 기왕 먹는 거 목포의 특산물을 먹어볼까? 그런데 뭐라고 검색하지? 목포에 오면 먹을 만한 것? 목포 유명한 음식? 이것 저것 쳐보다가 목포 5미味라는 말을 봤다. 꽃게무침, 민어회, 홍어삼합, 갈치조림, 연포탕이 목포 5미다.



가다가 발견한 물고기 모양의 나뭇잎. 그런데 이거 찍느라 힘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카메라 노출값 조정하는 법도, 플래시 터트리는 법도 모른 채 그냥 자동으로 찍기만 한 것이다. 전에 하이엔드 디카만 쓰다가 여행이라고 미러리스를 새로 장만하여 들고 나왔는데, 생각대로 카메라가 안 움직이니까 당황했다. 유달산은 밤이 되면 정상부의 바위 절벽에 조명을 설치해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데, 아무리 찍어도 그저 흐릿한 덩어리로만 나올 뿐이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그냥 무용지물이 된 카메라. 아 여행 오기 전에 카메라를 연습하고 오는 거였는데... 이 물고기 나뭇잎도 수십번을 찍어서, 그나마 양호한 것을 보정했기에 이 정도다.

종일 돌아다닌데다가, 너무 이른 점심을 먹은 탓인지 배가 몹시 고프다. 그런데 주변에는 식당이 보이지 않고, 있어도 혼자 시킬 수 없는 옻닭이나 해물탕, 그런 것들이다. 배고파, 배고파, 하면서 걷다가 뜰채라고 써 있는 간판 발견, 검색해보니 낙지 요리로 많이 올라와 있다. 메뉴에 연포탕, 오, 목포 5미라는 그 연포탕이군. 근데 17000원이라니, 숙박보다 비싼 한 끼긴 하지만, 그래도 목포에 왔으면 연포탕을 먹어보라지 않은가. 그래, 낙지를 먹어보기로 했다.



연포탕에는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다. 사장님이 실수했는지 가위를 안 주시더라. 그래서 연포탕은 원래 이렇게 통째로 먹어야 하는 줄 알고 젓가락으로 들고 씹어먹었다는. 질겅질겅 낙지를 씹으면서 국물을 마시는데, 그 뜨거움과 진한 맛으로 내 속을 헐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뜨거운 걸 먹고도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거겠지. 나는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먹고 그곳을 나오면서 아 포식했네 X 3, 했다.

뜰채에서 출발, 연산동쪽으로 왔는데 지도에서 미리 봐 둔 찜질방은 없어졌는지, 그 자리에 없었고, 또 다른 곳은 내가 아는 그 찜질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찜질만 하는 곳이다. 난감해졌다. 5km 넘게 걸었다고 나오네, 이제 슬슬 지쳐간다. 찜질방 말고 다른 곳을 생각해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문득 검색어를 바꾼 끝에 또 하나의 찜질방 비치스파랜드를 찾아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였다.

비치스파랜드는 연산동에 있었다. 오래 걸은 데다가 아까 간간했던 연포탕 한 대접을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먹었더니 목이 마르다. 목욕탕 안에서 수시로 밖을 들락날락하며 정수기 물을 마셨다. 그래도 이날은 잘 먹고 잘 잔 셈. 다음날 비치스파랜드를 빠져 나오는데 현관에서 신발을 소독하는 기계를 봤다. "슈즈업"이라고 써 있었는데 1000원을 넣고 살균, 탈취, 건조를 할 수 있단다. 나처럼 걸어서 여행하거나 자전거 타고 무전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물건인 듯. 발을 상콤하게 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