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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

제주도 렌터카 대여해서 신비의 도로(도깨비도로) 체험하기

Dondekman 2017. 3.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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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엄마처럼 한결같이 맞아준다.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제주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는 초등학생 때, 고등학생 때, 대학교 때, 한번씩 제주도에 왔다. 그때마다 제주도는 변함이 없었다. 언제나 새로왔고, 따뜻했다. 내륙이 겨울일 때 제주도는 봄이었고, 내륙이 봄일 때는 제주도는 여름이었다. 미래를 사는 섬 같았다. 그래서 제주도에 왔을 때, 꼬마였던 나는, 사춘기였던 나는, 군대에서 전역해 아직 복학하기 전이었던 나는 제주도의 포근한 바람을 맞으며 앞으로는 다 잘 될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내가 가진 열등감이나 모난 부분들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사라지고 말 것만 같았다. 사라졌을까? 사라지는 중일까?



  

제주국제공항 5번 게이트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갔을까? 렌터카를 취급하는 <래드캡> 제주지점에 도착했다. 여기서 수속을 밟고 2015년식 하얀 소렌토를 인수받아 나온 우리는 렌터카를 타고 한라산으로 향했다. 관음사에 들렀다가 신비의 도로, 일명 도깨비도로에 가기로 한 것이다.

  

제주도 렌트카(래드캡)


여기서 먼저 렌터카 예약과 대여, 반납에 대한 정보를 적어볼까, 한다. 나는 장롱면허라서 차는 잘 모르지만, 앞으로 여행다니려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렌터카 시스템을 잘 알아야겠더라. 일단 렌터카 가격은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심하다. 우리가 다녀온 여름휴가철에 비해 비수기, 가령 3월달에는 80% 할인된 가격에 다녀올 수 있다. 

 

렌터카 예약 및 대여 

렌터카를 빌리기 위해서는 만 21세 이상, 운전경력 1년 이상이어야 하며,  제주도 렌터카 업체인 <레드렌터카>의 경우 차량 선점을 피하기 위해서 2달 전부터 예약할 수 있다. 당연히 비행기표를 구할 때 미리 예약해놓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렌터카를 대여해서 탑승하기 전에 흠집이 눈에 띄지 않는 지 살펴야 한다. 있다면 사진을 찍어놓고 나중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 연료상태를 나타내는 표식도 찍어두면 좋다. 실수는 나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하는 거니까 말이다.


렌터카 반납

약속한 시간보다 렌터카 반납이 늦거나, 출발할 당시보다 연료가 적게 적재되어 있으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반대로 차량을 약속한 시간보다 먼저 갖다준다든지, 연료가 원래보다 더 들어있으면 그만큼의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연료량이 부족하다고 공항근처에서 충전하다간 오히려 돈이 더 들 수 있다. 공항 근처가 연료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부족한 연료를 채운답시고 공항 인근에서 주유하지 말고, 차라리 렌터카 반납소에서 정산해주는 요금을 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차량 반납하기 1시간 전에 빌린 곳에 미리 연락을 주면 반납절차가 빨라진다. 


사고나면?

당연 수리비에다가 렌터카가 제구실을 못할 일자까지 계산해서(대여요금 50%) 내야한다. 단 렌터카 인수받을 때 5만원에서 30만원을 추가 부담해 면책제도에 가입하면 차가 가루가 되어도 수리비는 청구되지 않는다. 단 이것은 사고 1회에 해당하며, 앞서 말했던 차가 제 구실을 할 때까지 렌터카 업체에 줘야 할 비용, 즉 휴차 보상료는 별도 부담이다. 타이어 펑크같은 경우도 면책제도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본인 부담이다.


신비의 도로


신비의 도로는 분명 오르막길로 보이는데, 실은 내리막길인 곳이다. 무슨 문학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신비의 도로는 제주도 1139번 지방도 중간에 있다. 1100미터에 이르는 이곳은, 워낙 고지대라 올라갈 때 침 몇 번을 삼켜 귀를 뻥 뚫어야 한다. 근처 절인 관음사에 들렸다가 내려오는 길에 우리는 유명한 신비의 도로를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어디있는지 잘 못 찾겠더라. 간판이 있음에도, 도무지 어디가 신비의 도로인지 모르겠는거다. 

차에서 내려서 물통의 물을 떨어뜨려보고 도깨비도로를 찾아 해맸다. 물통의 물을 다 쏟았지만 물은 유유히, 보기에도 내리막이고 실제로도 내리막을 따라 흐를 뿐이었다. 우리는 포기 직전까지 갔다. 다시 차를 타고 다시 두어번 우리가 왔던 길을 돌아서 다시 왔는데, 문득 진입하던 한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지난 부분이 있었다. 혹시 저기가? 하면서 우리도 그 차를 뒤따라 가서 그 자리에 멈춰보았다.



이거다. 사진을 올리면서도 내가 의아하다. 렌터카는 분명 시동을 껐는데 굴러가고 있다. 내리막길이라는거다. 착시도 이런 착시가 있을까? 우리가 빌린 렌터카가 차체가 높은 쏘렌토라서 신비의 도로 감상하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자동차가 아니라 내리막에 민감한 스케이트보드나 킥보드라면 길의 신비를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참고로 저렇게 도로 한가운데서 시동을 끄고 머뭇대고 있어도 위험하지는 않다. 렌터카를 대여한 관광객이 아닌 일반 운전자를 위해서 옆에 우회도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으로는?

대중교통으로 신비의 도로를 체험할 수는 없다. 740번 시외버스가 여길 지나가기는 하는데, 관광버스가 아니므로 그냥 쌩 지나갈 뿐이라고 한다. 뚜벅이 여행자들은 바퀴달린 기구를 가지고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여기까지 오는 수밖에 없겠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 렌터카를 대여한 사람들은 신비의 도로 체험권도 덤으로 얻는 셈이다.


한국의 다른 도깨비 도로들

이렇게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는 신비의 도로는 제주도의 1139번 지방국도 말고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도 있다. 강원도의 두문동재 옛길이나 경기도 의왕시, 그리고 충북 제천의 학현소야로와 전남 광양의 도깨비도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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