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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

제주도 관광지 만장굴 탐험

Dondekman 2017. 3.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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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

제주도 관광지, 만장굴은 길이 7km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용암동굴이다. 화산이 터지고 용암이 흐를 때 겉은 식어 딱딱해졌는데 안쪽은 액체상태의 것이 빠져나가 동굴이 된 것이다. 근처에 있는 김녕사굴과 더불어 천연기념물 98호로 지정되어 있다. 보호를 위해선지 전체 굴 길이의 1/7인 1km구간만 통행을 허용하고 있었다.



만장굴에 들어오자 갑자기 에어컨 튼 건물에 들어온 것처럼 서늘했다. 동굴 안 기온은 10도에서 15도 사이로, 적당히 도톰한 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만장굴 관람 소요시간은 40분 정도이며, 이때문에 안에는 화장실이 없으니까, 밖에 있는 화장실에 미리 들르라는 주의사항이 적혀있다. 간단히 말해 동굴 속에 얘들 오줌 누이지 말라는 이야기다. 아, 그리고 안에는 어두우니까 샌들, 하이힐, 굽 높은 구두는 불편할 수 있겠다. 


낙반落磐


뒷배경으로 보이는 돌무더기가 낙반落磐이다. 천장에서 떨어진 암석을 뜻하는 말로, 용암이 흐를 때는 용암에 녹아 흘러 사라지지만 다 굳은 상태에서는 저렇게 일부러 저장해 둔 돌처럼 쌓여있다.   

처음 동굴 와서 사진을 찍으려니 노출 조정하느라고 시행착오를 좀 겪었다. 너무 노출값을 낮추면 흔들리고 너무 높이면 아예 캄캄하다. 여기에 인물까지 나오려면 얼굴은 환하게 나올 정도가 되어야 하니,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킨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동굴 초입에 노출값을 이것저것 실험해볼 겸, 몇 장 찍어보고 가야겠더라. 

사진은 아버지와 어머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30여년을 근무하시고 올해 정년퇴임을 하셨다. 수학여행으로 수많은 제주도 관광지를 다니셨고, 만장굴에 오자고 한것도 아버지다. 평생을 다닌 수학여행지를 아들, 며느리, 그리고 결혼 안 한 아들하고 같이 오신 감회가 새로우실 듯 하다.


거북바위


이 바위는 거북을 닮아 거북바위라고 불린다. 용암표석의 일종이다. 용암표석이란 좀 전에 이야기했던 낙반의 다른 버전으로, 용암으로 떨어진 암석은 보통 녹아 사라지지만, 간혹 잔해물이 동굴 한쪽에 맺히기도 한다. 그러니까 거북바위는 용암이 암석 덩어리를 녹여 빚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거북이 등딱지를 쓴 달팽이처럼 생겼다. 제주도 만장굴이 형성된 년수로 치면 250만 살 먹은 거북이다. 


용암발가락


용암발가락은 지형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닥에서 용암이 밀어붙이는 바람에 부풀어오르고, 용암이 바닥을 뚫고 나오면서 굳어진 흔적이 마치 발가락같이 생겼다. 팥 가득 넣은 붕어빵이 터져 팥 덩어리가 솟은 상태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 하다. 외국 학명은 투물러스(Tumulus). 이와 더불어 용암발가락 표면에는 용암이 갑자기 식어서 수축된 흔적으로 밧줄무늬가 생기기도 한다는데, 이것이 밧줄구조(Ropy Structures)다.

터져 나와 생긴 모양이 무엇의 발가락이라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이게 학명이라니, 학명도 재미있게 지을 수 있구나. 그럼 산은 지구의 발가락일 것이고, 빗줄기는 구름의 발가락일 것이다. 문학적인 상상력을 펼치게 만드는 학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용암석주石柱


7.6미터. 세상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는 용암석주石柱가 제주도 만장굴에 있다. 제주도 관광지, 만장굴의 하이라이트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 석주는 위치상으로도 일반인에게 탐험이 허용된 1km 구간 끝에 있다. 여길 찍고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들어가면 박쥐들이 사는 곳이다. 땅지네, 농발거미, 가재벌레 등이 살고 있는 동굴생태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거대 석주가 있는 이곳은 사진을 찍는 관광객으로 항시 붐비며 자연스럽게 포토존이 형성되어 있다. 만장굴은 최대 높이 23m, 폭은 18m에 달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동굴이고, 따라서 여기서 형성된 석주도 크다. 석주, 하니까 중학교 과학시간이 생각난다. 그때 시험 문제 단골이 종유석, 석순, 석주였던 기억이 나는데, 종유석은 동굴의 지하수에 석회가 섞여 돌고드름으로 자라나는 것을 말하고, 종유석에서 떨어진 석회물이 바닥에 쌓여 자라나는 것이 석순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회 기둥을 이루며, 이것이 석주다.

석회가 시멘트니까 종유석, 석순, 석주는 자연이 빚은 시멘트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굴 입구로 다시 돌아오며 보니, 구멍으로 보이는 바깥풍경이 새롭다. 어렸을 적 영화 <익스플로러>(1983)가 떠오른다. <익스플로러>는 우연히 보물지도를 발견한 아이들이 악당들에게 쫓기면서 보물이 있는 동굴로 흘러들게 된다는 이야기. 1970년생 에단호크의 데뷔작이었던 이 작품, 최근에 리메이크해서 개봉한다고 하더라. 이 <익스플로러> 결말부에 허물어진 동굴 한쪽으로 해변이 드러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제주도 만장굴 출입구도 동굴이 무너진 곳으로 동굴 밖의 세상을 보는, 그런 기분이 든다. 실제로 만장굴은 터널 중간이 무너져 있는 구조로 3개의 입구가 생겼으며, 지금 제주도 관광지로 일반인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은 제2입구다.

입구로 보는 동굴 바깥의 세상은 우리가 살던 세상에는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가 많다고,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그 미지 앞에 가지게 되는 신비와 경외가 인간을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당시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은 35도가 넘는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동굴 속의 온도를 가장 높이 잡아 15도라 치면 무려 20도 이상의 온도차가 벌어지는 셈이다. 카메라고, 안경이고, 렌즈 달린 건 전부 회색 선글러스로 변해버렸다. 천연 에어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장굴은 여름에 오면 특히 좋은 제주도 관광지다.


입장료

성인 2000원(10인 이상 단체 1600원)이다. 덩그러니 돌 하나 있는 용두암에도 입장료가 있는 것에 대면 40분 넘게, 하루 종일이라도 동굴 에어컨을 쐴 수 있는 만장굴은 제주도 관광지로서 가성비가 좋은 듯 하다.

이밖에 영유아를 제외한 7세 이상, 24세 이하까지의 사람들은 1000원(단체 800원)인데, 하사 이하의 군인까지 포함하는 군, 청년, 어린이 통합 요금이다. 


관람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 마감은 5시 10분이다. 언제나 이게 중요하다. 관람시간과 입장마감 시간의 엇갈림이 제주도 관광지의 희비를 가르니 유의할 것.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30분 간격의 관광지 해설이 준비되어 있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제주도 만장굴이니, 챙겨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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