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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

강릉숙소와 정동진영화제 장소 오가기 후기

Dondekman 2020. 10. 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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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은 강릉숙소 지피지가 게스트하우스는 금진항에 있다.

정동진영화제 때문에 강릉에 왔지만 정동진호텔보다 이곳 게스트하우스를 택한 게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곳 지피지가 게스트하우스는 정동진에서 좀 떨어져 있고 민박에 가까운 소규모다 보니, 입소문을 타고 오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혼자는 싫고, 그렇다고 너무 많은 사람들은 부담스러운 나같은 사람들이 묵을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사람은 좋은데 너무 많은 사람들은 싫어요, 뭐 그런.

강릉숙소에서 정동진영화제 장소로 출발

강릉 금진항 주변은 제법 큰 규모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다. 동네는 한적한데 편의점은 대규모인 것. 이게 다 낚시하는 사람들, 서핑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덕분이다. 편의점에 가서 저녁으로 순대와 컵라면을 사서 순대국면을 만들어 먹었다.

이렇게 강릉숙소_지피지기 게스트하우스는 없는 게 없는 편의점을 바로 옆에 뒀다는 천혜의 장점이 있다. 물론 편의점이 밤 12시에 문을 닫긴 하지만 게하 소등 시간도 그 즈음이라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

다른 게하에 비해 밤시간이 좀 빡센 지피지가. 일찍 잠자리에 드는 어르신들을 이웃으로 두고 있기 때문인데, 상황에 따라 유도리가 발휘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강릉숙소_지피지기 게스트하우스가 좋은 점은 역시 소규모라는 데 있다. 그게 정동진에서 멀지만 정동진영화제 숙소로 여길 추천하는 이유. 

비록 게스트하우스 공식 파티는 없지만 묵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보니 폐만 끼치지 않으면 함께 그때 그때 다른 으쌰 으쌰를 즐길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인간미 있고 텐션 좋은 주인장님이 있다.

우리는 저녁에 게하로 집결해 주인장님의 자가용을 타고 정동진영화제가 열리는 정동진초등학교로 갔다.

나는 8월 8일, 9일 주말동안 정동진 독립 영화제에 있었다.

예년에는 무료였는데,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 관람객의 좌석화가 되는 바람에 유료 지정 좌석제로 바뀌었다. 뒤늦게 좌석을 사서 관람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수시로 예스24에 접속해 취소 좌석이 나오는대로 접수해서 이틀치 예매할 수 있었다.

아직 정동진영화제 시작하기 전. 태풍과 비가 오락가락해서 운동장은 갯벌화되어 있다. 수시로 오는 비에 대비해 주최측에서 우비를 나눠준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매력은 영화관이 아닌 야외상영에 있다. 영화를 보다보면 스크린 저 너머로 열차가 지나간다. 기차소리와 함께 지나가는 한 줄기 빛은 이곳이 정동진이구나, 라는 감상에 젖게 한다.

적당히 술 한 잔 할 수 있어 좋다. 영화제를 야외에서 하니까 뭘 먹으면서 흘리기 무서운 부담이 없다. 

단편독립영화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정동진영화제

정동진영화제가 진행되는 3일 동안 그날 그날 투표를 통해 인기 작품을 선정한다. 투표는 관람객들이 가진 동전으로 하는데 그래서 상 이름이 '땡그랑 동전상'이다.

영화제 2일차 '땡그랑 동전상'은 각본/연출: 전승표의 <소풍같이>가 수상했다. 시골에 사는 손흥민의 광팬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 손흥민이 뛰고 있는 영국으로 직접 관람을 가고 싶어 하다가 인터넷으로 직관 파트너를 모집하는 글을 접하면서 일어난 헤프닝을 그렸다.

내가 찍은 저 영화 장면이 <소풍같이>의 한 장면. 아들이 실수로 두고간 비아그라를 '실수로' 먹은 할머니, 아침에 일어나보니 소녀적 얼굴로 돌아와 있다는 설정이다.

이건 마지막 3일차 '땡그랑 동전상'을 받은 <무협은 이제 관뒀어>

<무림일검의 사생활>(2007),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2014), <마왕의 딸 이리샤>(2019) 등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장형윤 감독이 이번에는  마치 이전에 다룬 무협 소재에 대한 종지부를 찍듯 무협을 무려 '관뒀어'라는 말로 단정지으며 실사 영화를 띄웠다.

내가 22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 B급 정서를 A급 유머와 비유로 승화시켰다, 라고 평하고 싶다. '현대 사회에서 숨어  살아가는 무협인'이라는 특이한 소재로 아웃사이더들의 열정과 함께, 한편으로는 인싸가 되고 싶은 아이러니를 위트있게 그려내었다. 지금도 인터넷을 뒤져도 찾을 길 없는 마지막 엔딩 노래가 귀에 아른거린다.

정동진영화제는 독립영화제라는 이름을 단 것치고는 비교적 대중적인 작품들이 많이 상영된다. 덕분에 난해한 작품이 많은 다른 영화제들에 비해 부담없이 친구와, 연인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근데 그러다보니 사회적인 이슈를 잡아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작품들이 이어져 그 비슷함에 싫증이 나기도 하더라. 그래서 나는 구체와 추상이 섞이고 난해함이 휘몰아치는 영화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더 좋기도 하다.

정동진영화제가 끝나고 강릉숙소_지피지가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 게하에 묵는 사람 중 차가 있으면 가장 좋고, 그게 아니면 엔분의 일로 택시를 타고 오거나 하면 된다. 때로 주인장님이 동원되기도 하고, 그때그때 달라요.

우리는 고맙게도 영화제 봉사자 중 한 분의 차를 타고 금진항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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