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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서울축제, 양재역 말죽거리축제에서 속초 아바이순대 한 접시

Dondekman 2019. 9. 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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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나는 가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다른 거 안보고 권상우가 일진 패거리들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장면을...

"대한민국 학교 다 족구하라 그래!!!!"

<말죽거리 잔혹사>를 본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말죽거리라는 게 실제 지명인지 몰랐다. 강남으로 이사와서야 알게된 실존하는 말죽거리, Maljukgeori

양재역 3번 출구쪽으로 나오면 글씨가 검은 피를 흘리는 비석을 만난다.

비석 밑에 "말죽거리의 유래"는 대충 이렇게 써 있다.

말죽거리(馬粥巨里), 다른 말은 양재역良才驛이다. 한양 도성에서 지방으로 나고 들때의 여길 거쳐갔다고 한다. 그래서 관리들은 이곳에서 말을 갈아탔으며, 일반 백성들도 역 근처에서 주막에서 여장을 풀고 말을 쉬게 했다. 어쨌든 말을 어떻게든 해야만 했던 동네라서 말죽馬粥, 말에게 먹이는 미음이 이름으로 붙여졌다고.

한편 조선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남쪽으로 가던 중 말을 탄 채로 팥죽을 먹었기 때문에 말죽거리로 불러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평소처럼 퇴근해서 집으로 가고 있는데, 육교 위에서 본 광경, 말죽거리 시장 북문에서 양재역으로 가는 길에 포장마차같은 것들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보았다.

서울축제_말죽거리 축제

말죽거리 축제? 기간은 2019년 9월 2일 월요일부터 9월 7일 토요일까지... 인터넷을 뒤져보니까 올해로 5회째 되는 서울축제다.

축제 장소는 양재시장골목 일원, 9월 5일 오후 5시에는 말을 타고 노는 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고 하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70년대같은 교복, 70년대같은 나팔바지와 롤러스케이트 복장을 하고 퍼레이드도 했다네.

호기심에 양재역 말죽거리축제 거리를 가로질러 가 본다. 이것 저것 팔고 있다.

반찬거리부터 술안주거리 등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수제화로 보이는 구두도 팔고 있군.

가다가 마주친 순대. 오, 순대가 먹고 싶은데 하나 사먹어볼까? 보니까 강원도 속초 특산물인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가 있다.

속초 아바이 순대는 서울의 신림순대, 천안의 병천순대, 용인의 백암순대와 함께 전국 몇 대 순대 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속초중앙시장에 가면 아예 '아바이순대골목'이 따로 있을 정도.

아바이는 함경도 말로 '아버지'로, 순대 재료인 돼지 대창이 워낙 귀해서 아버지만 대접해 드린 귀한 음식이라는 뜻이다. 북한 실향민들이 속초에 와서 만들어 먹던 순대, 그래서 아바이순대라는 음식은 결국 함경도식 순대의 변형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돼지의 대창에 선지, 찹쌀, 우거지, 숙주, 배춧잎 등의 재료가 들어간다. 

아바이순대 한 접시를 포장해서 들고간다. 양재시장 앞 육교에서 찍은 강남대로의 모습.

선지 야채순대라고 할 수 있는 아바이순대. 맛있다. 하나하나 줄어드는 것을 아까워하며 소주 한잔 했다. 원룸에서 즐기는 혼자만의 서울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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