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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술관에 놓인 헤르만 헤세 시인과 그림 전시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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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술관에 놓인 헤르만 헤세 시인과 그림 전시회

Dondekman 2017. 7. 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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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나의 머무는 곳이 되었으면

용산에서 전시회가 열리는 미술관으로 전쟁기념관이 있다. 재작년 열린 헤르만헤세 전시회, <헤세와 그림들전>처럼 유명한 전시회가 줄곧 열린다.

헤르만 헤세가 그림을? 의외였다. 교과서 세계명작문학에 나오는 작가이자,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밑에서>로 유명한 소설가, 조금 더 나아가자면 20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었는데, 이렇게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 정도의 그림을 그렸다니..


전쟁기념관

The War Memorial of Korea


해세와 그림들전 전시회 목차

헤세와 그림들전은 헤르만 헤세의 인생 여정에 따라 큐레이션이 이루어졌다.


헤세의 그림 크기는 커야 A4용지 정도다. 이런 작은 그림들을 전시하기 위해 첨단 과학이 동원되었다. 바로 그림을 영상으로 3D렌더링하는 것이다. 보고보고 해도 신기하데. 


정원사 헤세


이런 식이다. 헤르만 헤세의 그림에다가 확성기를 단 느낌이랄까? 그림이 동화 애니매이션으로 바뀌었다.

헤르만 헤세 시인의 그림 전시회는 그의 인생의 시기로 나눠서 전시하고 있었다. 헤르만 헤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은 1916년. 그림을 그리는 기쁨을 <화가의 기쁨>이라는 시로 표현하고 있다.


황색에 황색이, 적색에 황색이 어우러지고

시원한 청색이 머금는 분홍빛

빛과 색이 세계를 떠돌다

사랑의 물결 속에서 굽이쳐 울려 나온다.


화가의 기쁨-불혹의 나이에 시작한 그림 그리기 中에서


미술관에 빼곡한 헤르만 헤세의 흔적


전시장 가운데 있는 저게 의자다. 의자도 3D화된 헤르만 헤세의 그림처럼 동화적. 

자리가 푹신한게, 앉아서 부크크, 기지개를 키기 좋다.

앉아서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상을 보았다. 그가 살았었고, 옮겨왔던 집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쉬면서 보고보고 또보고



헤르만 헤세의 저 그림은 원래 엽서만한 크기인데, 진짜 그림엽서를 생각하게 된다. 



미술관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있는 중이다. 

설명보다 위에 써 있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 더 인상적이다. 

노인이 될 준비를 하라는 말에 먹먹해진다. 다른 사람의 판단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열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 영원한 것에 대해 평온하게 경외심을 갖는 것



헤르만 헤세의 뾰족한 코가 섬세한 성품을 연상시킨다.

용산 미술관에서 열린 <헤세와 그림들 전>에서는 3D렌더링 외에 여러 첨단 과학을 응용한 기법이 많았다.



허공에 손을 얹으니 열리는 헤르만 헤세 시인


화면 위로 손을 가져갔을 뿐인데 화면 속의 텍스트를 잡은 것처럼 종이가 움직인다. 이곳에서 헤르만 헤세의 유작 시 <꺾어진 가지>를 보았다. 

스쳐가는 짧은 구절들을 볼 때마다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 멘트를 모아놓은 책 <블로노트>가 생각났다는.


너무 긴 생명과

너무 긴 죽음에 지쳐버렸다.


헤르만 헤세의 유작 시 <꺾어진 가지> 中에서


1962년에 시 '꺾어진 가지'를 쓴 뒤 헤르만 헤세는 일주일만에 죽었다.  


헤르만 헤세 초상화


용산 미술관에 전시된 헤르만 헤세의 초상화. 

이것은 엔디 워홀의 유일한 비상업적 작품이자, 헤르만 헤세에게 헌정한 그림이라고 한다.


헤르만 헤세 데드마스크


데드마스크 Deathmask란?

죽은 사람의 얼굴을 본 떠 만든 석고상이다. 기원전 2400년에 고대 이집트가 그 기원일 정도로 그 유래가 깊다. 


삶의 의미

헤르만 헤세가 갓 잠이 든 얼굴을 옮겨 온 듯 하다. 용산 미술관에서 이걸 봤을 때 나는 처음에 사진인 줄.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 사람은 영원히 눈을 감기까지 어떤 작품이 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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