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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중국숙소에서 장가계패키지여행 마지막 밤 본문
중국숙소에서의 마지막 밤
4박6일 장가계패키지여행의 마지막 4박째다. 장가계 일정을 마무리하고부터 이제 나머지 2일은 장사시를 둘러보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일이다.
우리는 원가계의 금편공원에서 원숭이버스를 타고 원가계를 빠져나왔고, 저녁은 한식당에 들러 두꺼운 삼겹살이랑 대패삼겹살을 먹었다. 무한리필집이 아닌데 대패삼겹살을 자꾸달래서 엄마가 식당주인한테 팁을 좀 챙겨주는 모습이 보였다.
중국숙소에 들어갈 일밖에 일정이 남지 않은데다가 장가계패키지여행의 마지막 저녁이라서일까? 술은 꽤 많은 순배를 돌았다. 불콰해진 분위기, 아버지의 목소리가 흥이 묻어난다. 장내는 왁자지껄, 왁자지껄. 어째 분위기가 중국숙소까지 이어져 마지막 밤을 불태울 기세다.
차에 앉아 가고 있으니까 머리 속에서 술이 잘 돈다. 관광버스 밖, 장가계 시내의 야경도 적당히 잘 익었다.
뭔가 이대로 중국숙소로 돌아가지 말았으면 하는, 차창의 풍경이다. 저 길 끝에서 다시 유턴을 돌아 밤의 원가계 풍경[링크]을 봤으면 하는 그런 기분.
우리가 묵는 장가계화천호텔[링크] 앞을 흐르는 리수이강(澧水, Lishui River)을 지난다.
시가지의 불빛이 별빛이 따로 없다.
중국숙소에 도착. 더 이상 도착할 일 없는 중국숙소라 생각해서 그런지 섭섭하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지 예상대로 장가계패키지여행에서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술자리가 벌어졌다. 방에 뭐 좀 놓고 나와 이웃호실에 가니까 테이블에 과자랑 컵라면이랑, 한국에서 비상간식 정도로 준비해간 물품들이 모두 모였다. 남자들은 테이블에서 칭따오에 소맥을 말아먹고, 여자분들은 한쪽에서 과일을 깎아먹으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우리 딸은 우리 아들은 등등.
인생이 농담같았던 분.
이 방의 주인이신 남자분이 재미있다. 환갑이 넘으셨는데 스타일은 젊었던 분, 술을 전혀 못하시는데 술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내는, 뭐 그런 스타일도 재미있었지만, 나이 차 많이 나는 아내 분과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러니까 그분이 27살 때 중학생이었던 아내분을 디스코텍에서 만나 결혼했다는 것이다. 아, 글쎄 중학생이었던 아내분이 디스코텍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다가 그만 발을 헛딛여 떨어졌는데, 그게 그만 테이블 옆의 쓰레기통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중학생이 어떻게 디스코텍에 들어왔는지, 27살과 중학생이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는 설명이 없다. 그분들 특유의 가볍게 뛰어넘는 풍의 구라인지 모르겠느나, 어쨌든 듣고있으면 유쾌해지므로 뭐든 믿고 싶은 분위기다.
그렇게 해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데, 중간설명은 없다. 그 설명 없이 중간이 붕 뜬 이야기가 좋다. 쓰레기통에 빠졌다. → 결혼을 했다. 시적이다.
상황이 농담같았던 분.
또 한 분은 나보다 나이가 10살정도 많은 형님인데, 이분은 재작년에 병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모시고 장가계패키지여행을 왔다고 했다. 농담도 잘하고, 뭐랄까 거리낌없이 솔직히 말하는데도 분위기가 별로 이상해지지 않는 화법을 구사한달까? 아무튼 그렇다.
중간에 술이 떨어졌는데, 우리 둘이 중국숙소 밑의 편의점으로 술을 사가지고 왔다. 그러면서 잠깐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는데, 맞은편에 건물을 가리키더니 나더러 저 건물이 뭔줄 아냐고 묻는다. 글쎄요, 호텔? 잘 모르겠네요. 하니까 저건 서커스하는 건물이란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더니, 본인이 중국숙소의 TV를 틀고 좀 보고 있는데 CF에서 저 건물이랑 똑같은 건물이 나오더니 서커스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이렇게 단체로 다니는 장가계패키지여행만 아니었다면 어머니 모시고 한 번 가보고 싶었단다.
술을 사가지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자꾸 웃음이 나온다. 그러니까 우리 중국숙소에는 50여개 채널이 있는데, TV를 켜서 몇 분 안되는 시간 동안 하필 그 채널의 그 장면을 포착한 형님의 눈빛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었다. 상황 자체가 농담같달까 ㅋㅋ 그게 그 형님의 스타일과 너무 어울려서 웃음이 나오더라.
우리는 어디쯤 가고 있는 것일까?
술자리가 파하기 전에 주고받았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 형님은 40이 넘는 나이에 아직 결혼을 안했다. 이에 앞서 말했던 '인생이 농담같았던 분', 그러니까 27세때 중학생과 결혼한 분 왈, 저지르는거야, 아니, 나 좋다고 오는 사람이 어딨어! 하고 그분다운 말을 하더라고. ㅋㅋ
본인은 깊은 관계의 여자친구가 있다고 그랬다. 본인은 보수적인 가정을 원하는데, 여자친구쪽에서 반응이 없다고 했다. 문제는 나는 뭐고 그녀는 뭘까? 그거였는데 다들 그런 관계는 파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는 그 여자친구분의 그런 태도도 결혼의 과정일 수 있지 않을까요? 한마디 거들었다.
말해놓고도 나는 좀 공허해짐을 느꼈다. 나의 노력과 상대가 나에게 오는 그 타이밍에 대한 공허함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순전히 세계일주만 하려고 했는데, 세계일주하다가 아프리카에서 각시를 만났다. 그게 어디까지 그의 뜻이었고, 그녀의 뜻이었고, 또 어디까지가 운이었을까?
나는 내 뜻대로 얼마나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노력과 내게 찾아오는 운, 둘은 어떻게 맞물려 있을까 궁금하다. 장가계패키지여행도 그렇다. 내가 간 것과 간 곳의 풍경이 내게 찾아온 그 만남의 원리가 궁금하다. 여기에 대한 대답을 종교라고 하는 걸거라고 생각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자리에 들어, 다음날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다.
중국숙소의 커튼을 걷고 장가계패키지여행의 마지막 날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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