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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패키지여행 <천문호선쇼> 천문산 전체가 무대인 공연 본문

해외여행/중국(장사-장가계)

장가계패키지여행 <천문호선쇼> 천문산 전체가 무대인 공연

Dondekman 2017. 4. 2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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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케일 큰 무대는 처음이다.

장가계패키지여행 첫날 저녁, 우리는 천문산 전체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천문호선쇼>를 보러갔다. 출연진만 500명이고 제작비로 300억원을 들인 공연이란다. 이게 얼마나 큰 돈인가 봤더니, 우리나라에서 이정재, 전지현 나온 영화 <암살>같은 게 제작비 225억이란다. ㅎㄷㄷ, <천문호선쇼> 입장료가 50불이라는데, 한국에서 장가계패키지여행 많이들 오니까 뽕 뽑을래나?


<천문호선쇼> 극장


공연장에 도착했다. 황금궁전이네. 역시 중국은 뭐든지 첫인상 디지게 만드는구나.


천문호선대극장이라고 써 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안다. 울트라 대극장인 거.

천문호선쇼의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인데, 주의사항은 우리는 3월에 갔는데도 덜덜 떨었다. 딱딱한 바닥에 앉아서 봐야하는데 나는 노트북 파우치 깔고 앉아 봐가지도 덜 추웠던 듯하다. 깔고 볼 거 필요하다. 여름 아니고 봄, 가을만 되어도 핫팩 꼭 필요하다. 군대 깔깔이처럼 따뜻한 내피옷 추천한다.


<천문호선쇼> 무대 세트장

멀티무대

무대가 180도다. 저 끝에서부터 합창단 나오는 자리, 인가 세트장 등등 다 구역이 있다. 그러니까 이 공연은 한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또 한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멀티공연장이다. 영화로 말하면, 뭐, <명량>이라고 하면 한쪽에서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말이다." 이순신이 비장하게 뇌고 있을때 스크린 저쪽에서는 일본군들이 마구 몰려오는 장면이 동시 상영되는 거하고 비슷하다.


<천문호선> 줄거리 배경


<천문호선>은 공연 무대도 천문산이고 이야기의 직접적인 배경지도 천문산이다. 장가계패키지여행에 의한, 장가계패키지여행을 위한,

호왕(여우왕)이 백호(하얀여우)를 왕비로 삼으려고 하는데, 아 백호라고 하니까 강백호 생각나서 자꾸 남자 주인공이랑 헷갈린다. 흰백, 여우호, 하얀여우다. 어쨌든 그 여우왕이 백호를 왕비로 맞으려고 하는데, 백호가 말 안듣는다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백호는 인간 남정네를 사랑했거든. 그 남자의 이름은 유해.


여우네 마을에서는


왼쪽에 희미하게 "저를 선택하세요!" 하고 있는거 보이지? 저거 여우들이 왕비되려고 여우왕 단체로 유혹하는거다.



그런데 여우왕은 거들떠도 안본다. 구미백호, 그러니까 구미호, 아 그러니까 여주인공인 백호, 하얀여우 이야기다. 백여시가 더 이쁘니까 너네들은 꺼져.


백호와 유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여우왕은 백호, 백여시를 왕비로 세울려고 했는데 말 안들어서 쫓아낸다. 한편 인간마을에서도 여우에 홀린 놈이라고 해서 남자사람인 유해를 쫓아내버린다. 여우네서 쫓겨난 여우랑 인간네서 쫓겨난 인간이다.


이렇게 무대 왼편에 한국어 자막이 돌비석 위로 비춰지고 이걸 합창단이 노래한다.

진정 사랑해도 마음이 아프며, 진정 미워해도 마음이 아파요. 뜻은 알겠는데 번역이 어설픈 것 같다. 원뜻은 저거보다 더 와닿는 말일 듯.


유해의 독백

무대 중앙에서 인간남자 유해가 통곡하고 있다. 저 무릎꿇고 역동적으로 손 내리찍는 듯 번져있지? 저거 통곡이다.

야 이 XXX놈들아 내가 사랑하고 그 여자가 날 사랑한다는데 니들이 뭔데! 성토하는 동안 갑자기 무대 중앙에서 대형 분수. 깜놀함.



"흩날리는 물보라도 당신과 함께 마음 찢고 있어요." 이래서 분수가 튀어나왔군. 근데 당신이 아니라, 나와 함께 물보라도 마음 찢고 있어요, 아닌가? 그냥 그런가보다 하자.


백호의 독백

여자도 백호 못지않게 구슬프게 노래한다.



하지만 그 누가 그 누가 여우가 눈물 흘리는 것을 보았는가?


무대효과 발산하는 하이라이트


이게 멀티 무대의 진가다. 장가계패키지여행에 <천문호선쇼>가 묶여있는 것도 이렇게 무대장치가 죽여주기 때문이다. 인가에서는 사람들이 쳐내려오고 여우마을에서는 여우들이 춤추고 가운데서는 뭐지? 뭐지? 아무튼 장렬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상은 요지경~ 



카메라 노출값을 높이니까 이렇게 훤히 드러나네 세 무대에서 다른 장면이 나오면서 리듬은 하나다. 그러니까 지금 한 리듬에 맞춰 다른 행동을 춤추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서 백호와 유해는 천문산의 이쪽과 저쪽 낭떨어지에서 서로를 만나지 못한다. 왜 그런지는 설명이 없다. 아마도 여우왕의 저주같은 걸 받아서 그런 거 아닐까? 뭐 이것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자.


마지막 장면


크으, 취한다. 1500미터의 천문산에 한꺼번에 조명 들어오는 거 봐라. 그리고 가운데 잘 보면 하얀 빛덩이 두개가 끌어안고 있는 거 보이는데 그게 백호와 유해다. 원래 저 무대에서 각각 이쪽 낭떨어지와 저쪽 낭떨어지에 있었는데 하도 애타게 서로를 부르니까 하늘이 감동해서 다리를 놓아준거다. 무대에서 실제로 낭떨어지 양쪽에서 길이 뻗어나오면서 둘을 만나게 한다. 견우와 직녀의 만남 비슷하다.

이때 인공 눈이 마구 흩날린다. 엄청 대규모로 눈 풀어서 공연장 바깥까지 눈 날아다닌다. 끝나고 나면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 참 푸짐한 공연이었다고, 무대 특수효과에 가슴 훈훈해질 정도다.


내가 감독이라면?

그래서 저 둘이 만나서 생긴게 천문산 귀곡잔도, 아니 천문산 리프트다 그 말인가? ㅋㅋ 관광자원과 절묘하게 연결시키면 그것도 괜찮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감독이고 관객이 장가계패키지여행 온 사람들 아니라고 치면 배드엔딩으로 만들 것 같다. 여우였던 백호는 인간이 되고 인간이었던 유해는 여우가 되어 다시 사랑하고 쫓겨나고, 사랑하고 다시 쫓겨나고 그러면 2부, 3부도 만들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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