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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광지의 중국문화 "차를 손으로 막고 도로를 건넌다?" 본문

해외여행/중국(장사-장가계)

중국관광지의 중국문화 "차를 손으로 막고 도로를 건넌다?"

Dondekman 2017. 4.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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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고 있을 때, 보이는 것들

리프트를 타고 천문산 정상인 운몽선정云夢仙頂까지 온 우리는 거기서 일행을 추스려 아까 왔던 천문사케이블카 종점에 도착했다. 일행의 줄 맨 마지막에 탑승하게 된 우리 가족은 몇명의 중국인들과 함께 캐이블카에 탔다. 중국관광지 천문산 정상으로부터 천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멀어지는 천문산


가이드는 천문산이 장가계의 코라고 표현했다. 누우면 몸 중에 가장 높은 곳이기 바로 코이기 때문이다. 천문산이 코라면 천문산 양편의 저 봉우리들은 장가계의 광대뼈 정도 될까? 이밖에도 보봉호수는 장가계의 입으로 표현하는 등 중국관광지 장가계는 그 자체가 얼굴인 등고선을 그리고 있다. 천문산까지 케이블카로 올라올 때는 내가 아랫쪽을 바라보며 갔는데, 내려갈 때는 천문산 쪽을 바라본다. 천문산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한편 같이 탄 중국인들은 케이블카 캐빈을 왁자지껄한 중국어 토크쇼장으로 만들었다. 중국어의 억양은 천문산의 굴곡을 닮았다. 때로는 길고 느리게, 때로는 쫙 내지르는 형태가 된다. 중국인들은 그냥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중국관광지 배경음악이다.


귀를 잘 파고드는 중국어 

케이블카에 동승한 중국인 남자 셋, 성조 강한 중국어가 내려가는 30분동안 귀를 때린다. 정말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열심히 떠드는 게 중국문화 중 하나인가보다. 억양도 뭐랄까, 쌍시옷, 짱지읒이 갈고리가 되어 귀를 잡아당긴다고 할까? 우리나라 말이 식빵이고, 일본어가 비스킷이라면 중국어 억양은 꽈배기 정도 될 것 같다. 솰라솰라라는 말은 중국어에 가장 어울린다.   


남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중국문화

알고보니까 공공장소에서 소음적으로 떠드는 중국인들 때문에 중국당국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한다. 원래 중국문화가 전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보든 내가 하고싶은 데로 한다는 성격이 있는 데다가, 아직 공공의식이 성숙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현지인들이 말 하더라. 그래서 중국에서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한테 아예 공문을 발송한다고 한다. 더러운 짓 하고, 시끄럽게 굴어서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라고 말이다.

10년 전에 중국 중경에 왔을 때, 그 때는 여름이었는데 길거리며, 버스에서며 셔츠 앞단추를 안 잠그거나 윗옷을 아예 벗고 다니는 남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40도 가까이 치솟는데 검은 가죽 점퍼를 입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꽤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누가 어떻게 보든 자기멋에 사는거다. 그러고 보면 남을 의식하는 행동은 중국문화 < 한국문화 < 일본문화, 정도 되지 않을까?


가까워지는 중국 장가계 시가지


아까 오던 데로 저수지가 나오고, 작은 마을을 지나쳐 장가계 시내로 접어든다. 여기저기 호텔들이 보인다. 중국은 호텔을 주점이라고 표현하더라. 좀 큰 호텔은 대주점이라고 써 있다. 호텔이 주점이면 술 마시는 곳은 뭐라고 부를 지 궁금하다.


케이블카 창문으로 토가토채관(土家土菜館)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중국 장가계에서는 토채관(土菜館)이라는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아마도 식당인 듯. 여기가 토가족의 근거지라고 부를만한 장가계이다 보니 식당 명칭도 토가(土家)로 했나보다.


차를 손으로 막고 도로를 건넌다.


자동차를 마차 쯤으로 아는걸까?

저 횡으로 그어진 표시가 횡단보도같지는 않은데 사람들이 건너다니고 있다. 예전에 중국 중경에서도 그랬다. 거기는 하루가 다르게 도시가 확장되고 있었던 장소였기 때문에 더했는데, 때문에 중국문화에서 자동차문화는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 사람이 차도를 건너고 싶으면 그냥 건너는 것이다. 차가 달려오는데 행인이 마치 아이언맨 손바닥 빔을 쏘듯 차를 막아세우고 지나가버리는 것이다. 

손이라도 내밀면 양반이고, 아예 차도를 건널 때 양쪽을 둘러보지 않고 그냥 건너는 사람들도 있다. 그때 현지에 살던 분은 장난식으로 달려오는 차를 보면 무서우니까 그런다고 말씀하시던데. ㅋㅋ 나는 그 보지 않는다는 행위가 일종의 기싸움이 아닌가 싶었다. 걷는 나는 원래 부주의하니까, 차 가진 너가 주의해라. 


중국 장가계에서 운전대를 잡으려면 나와야하는 3대 대학

이건 일정 나중에 장사에서 차가 막힐 때 가이드가 해준 이야기다. 지금 우리 버스의 운전대를 잡으신 오우 따꺼도 그렇지만 중국관광지에서 관광버스 운전대를 잡으려면 최소 중국 3대 대학을 나와야 하는데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설마 북경대, 청화대? 기우뚱 기우뚱했는데, 가이드는 바로 들이대, 빵빵대, 돌리대라고 한다. 들이대는 틈이 나면 무조건 끼어들어야 한다는 거, 빵빵대는 끼어들어오는 차, 급정거하는 차에게 클랙션을 눌러야 한다는 거다. 자동차들끼리의 싸움이자, 의사소통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돌리대는 U턴을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마구 돌려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건너편 차선에서 느닷없이 차를 돌려 나를 향해 달려드는 차를 마주칠 각오를 해야한다는 말이니, 무섭겠다. 어쨌든 최소 3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것은, 아직 중국문화가 그러므로, 중국에서 운전을 하려면 자신도 짝을 맞춰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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