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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전신안마, 중국 전통 경락마사지가 내 발을 잘근잘근 본문
마사지하는 손이 내 발 속으로 들어온 듯.
황룡동굴을 나서서 다음에 간 곳은 중국 전통 마사지샵. 나는 돈 주고 하는 전신안마는 처음 받아본다.
예전에 상가건물 살 때, 아랫층이 중국 경락마사지하는 곳이었다. 호기심에 근처에서 얼쩡거려보기도 했는데, 마샤지샵 문 앞에 써진 19금 글씨에 호기심이 더했다. 대체 안마를 어떻게 하길래 19금이지?
숙련된 요리사?의 손길
여자 단체 씨름부 등장
가운으로 갈아입고 쇼파에 누워있는데 마사지사들이 등장했다. 모두 여자분들. 덩치가 힘깨나 쓰게 생겼다. 운동부, 그 중에서도 씨름부가 적절할 듯. 그 중 씨름에서 랭킹 1위할 것같은 분이 나를 맡았다. 안녕하세요, 한국말로 인사한 여자는 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아가지고 왔다. 족욕을 하라는 듯. 내 옆에서 아저씨가 자신의 대야에 발을 담가보더니 뜨거워요, 그런다. 차가운 물을 적절히 섞어주더라. 당도한 대야에 나도 발을 담가보니까 아니나다를까 발을 삶을 기세. 뜨거워요~
여자 안마사의 손은 섬세하면서 힘이 셌다. 앉아있는 내 어깨 한쪽을 두 손으로 무너뜨릴 듯 짓눌렀고, 그것을 반복했다. 어찌나 역동적으로 어깨를 꺼트리는지 날개죽지가 간지러울 지경이었다. 간지러워서 웃으면 그때부터는 정말 크게 웃어버릴 것 같은 느낌에 픽픽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내 발 속에 이렇게 딱딱한 게 들어있었어?
이제 누우란다. 여자는 내 종아리를 훑어내렸다. 종아리에서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발뒤꿈치를 훑을 때 헉 소리가 나오더라. 내 뒤꿈치 속에 나도 모르는 알뿌리같은 걸 잡아빼는 기분이랄까? 세상이 한바퀴 빙글, 롤러코스터 탄 것 같다. 이어 안마사가 발바닥 가운데를 누르는데 여기도 헉, 내 발바닥에 나 모르게 박힌 못을 잡아빼는 기분. 경락마사지를 하는 안마사의 손이 내 발 속으로 들어와 어떤 덩어리들을 자르고, 뺀다. 숙련된 외과의사, 아니, 요리사의 손길이랄까?
아파요? 안마사가 물어오길래 조금요(사실은 많이)했다. 이번엔 안마사의 손이 발 뒤꿈치의 측면을 훑는다. 발을 훑을 때마다 특정 지점에 똑딱이가 있는 느낌. 액체 손난로 속의 쇠똑딱이가 내 안에서 똑딱거리는 느낌이다. 아프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안아픈 것도 아니게, 진득하게 거길 훑어눌러 준다. 그리고 발가락을 하나씩 똑똑 따듯이 잡아 빼 주더라. 다리를 구부렸다 폈다 반복해주기도 하고.
등 지지기
손마디 끝도 발가락처럼 똑똑 잡아빼는 시늉을 하는데, 이때 똑똑소리가 일부러 입에서 내는 소리가 아닌가 싶게 울려 퍼진다. 이어서 팔 한쪽을 만세, 시키더니 겨드랑이쪽 살을 뭉텅 누른다. 여기도 은근히 아프다. 내가 가만가만한 목소리로 거기 좀 아프다고 하니까, 안마사가 싱그레 웃는다. 이 남자 좀 귀엽다는 표정? 그 뒤로부터 막 말거더라. 결혼은 했어요? 나이는 몇살이예요? 언제 돌아가요? 안마하면서 물어보고, 나는 꼬박꼬박 대답해주고.
엎어졌을 때 등을 만지는 손길이 섬세하더라. 그런데 부드러운 느낌도 잠깐, 등을 배게같은 걸로 문지르는데 이거 뜨겁다. 이미 달궈진 배게를 식힐 수도 없을 것 같아서 아뭇소리않고 뜨거움을 견뎠다. 이 여자, 가끔 그 뜨거운 배게를 등에다 놓고 딴 거 할 때 있다. 그때 죽여줌. 다리미를 올려놓은 것 같다. 다리미를 옷에 올려놓은 채 딴짓할 때, 그 옷의 심정을 알 것만 같다.
이거 받을 만 하군.
이 사진이다. 그 뜨거운 배게. 여기 달군 소금이 들어있다고 하더라. 이걸로 등을 다 지지고 전신안마를 마쳤다. 어제 오늘, 장가계 대협곡의 계단과 황룡동굴의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나도 발에 알이 박혔었는데 이거 받고 나니까 말끔해지는 기분, 지금까지 내 몸인 줄 알고 있던 몸의 느낌이 실은 한 부분이 뭉쳐있던 근육의 느낌이었던 것이다. 아 이래서 전신안마나 경락마사지를 받는구나, 했던 시간이었다. 한 10분 했나, 싶었는데 실 소요시간은 1시간이 넘더라. 팁은 일괄적으로 3000원 정도 드렸다. 한쪽에서 너무 많이 주면 맛사지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싸움난다고 사전에 들은 얘기가 있어서...
가끔 길거리 가다보면 중국 전통이니, 태국 전통이니 하면서 마사지샵 간판 보는데, 이거 무리한 날에는 한번씩 받을 만 하다. 오늘 전신안마의 교훈이라면 음...몸이든 마음이든 뭉친 것이 풀어질 때는 통증이 있다. 자기 한계를 깨는 것도 통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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