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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

퍼블릭아트 전시회, 안양시 평촌중앙공원의 APAP 조형물 이야기

Dondekman 2017. 6. 2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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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예술작품

퍼블릭아트Public Art의 개념은 다양하다. 좁게는 시청 등 관공서에 설치된 조각상이나 미술작품을 가리키기도 하고, 넓게는 남녀노소 모두가 관람할 수 있는 공연까지 퍼블릭아트Public Art라고 부른다. 

안양시에서는 몇년 전부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라는, 이른바APAP(Anyang Public Art Project)사업을 관공서나 공원, 안양거리 곳곳에 적용시켰다. 안양시 평촌중앙공원도 그 중 한 곳.


안양시 평촌중앙공원

平村中央公園, Pyeongchon Central Park



흐린 날, 안양에서 친구 결혼식이 있었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링크]에 함께 갔던 그때 그 친구. 식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시간이 좀 남길래 바로 옆에 있던 평촌 중앙공원에 갔다. 



꽤 넓은 공원이다. 평촌 중앙공원은 안양시 시청 바로 옆에 있다.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둘러싸이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부지가 넓다.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꽃길이 길게 이어져 있어져 있고, 군데군데 안양예술공공프로젝트(APAP)의 퍼블릭아트 조형물들이 있다. 제각기 작품 이름이 있지만 내가 작품을 보고 생각나는 이름을 붙여보기로 한다. 


시계 가면


한 남자가 얼굴을 시계로 가리고 있다. 그리고 남자가 서 있는 행성은 곳곳에 각기 다른 시차를 표기한 시계가 걸려있다. 행성 곳곳에서 시차가 발생하듯, 행성에 사는 사람들 역시 시차를 가진다는, 인간의 한계, 관계의 한계, 뭐 그런 생각이 읽힌다.


똥집


쇠똥구리가 굉장한 크기의 똥을 굴려가고 있다. 저 쇠 속은 아무래도 비어있을 듯? 저 속에 방을 만들고,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멋진 똥집이 되겠군.


고전


이건 그리스 로마 시대의 건물을 무너뜨려놓고 즉석에서 짠 듯한 느낌이 든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고전에 대한 개념을 연상케하는 작품.


파도의 날개


이건 태극문양으로부터 그 형태를 확장시킨 것이라는데, 나는 그보다 파도가 생각났다. 바닷속을 파고들다 파고든 몇 배로 솟아오르는 파도.

안양시 평촌중앙공원을 아직 반도 다 안 지나와 걸었는데, 퍼블릭아트 작품이 꽤 많다. 정말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생각하기 좋은 작품들이다. 이래서 안양예술공공프로젝트(APAP)같은 퍼블릭아트 사업을 하는군. 안양시 전시회가 따로없다. 


덩쿨 영사기


이 퍼블릭아트 작품은 뭔가 영사기가 떠올랐다.

그러니까 땅에서 자라난 식물의 줄기가 영사기에 감겼다 풀려나는 모습이랄까? 그래서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말하자면 인간적인 것이 신적으로 승화되는 과정이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사랑과 고독은 이어져 있다.


얼굴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군. 그 얼굴 사슬 위에는 새 사슬이 이어져 있다.

얼굴이 얼굴과 이어져 날아갈 듯, 날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랑과 고독, 그 대립되는 것이 한몸처럼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집 안 식구들로 만들어진 집.


가족의 모습. 한데 모여 집같은 조형물이 된 가족이다. 

많은 가족들이 나들이 오는 안양시 평촌중앙공원에 가장 적합한 정서의 퍼블릭아트 아닐까?


자유와 평등


이 작품의 원 제목은 <행복>인데 나는 자꾸 레즈가 떠오른다.

아니, 그보다 서로 자유롭고 평등하게 옷을 벗고,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자유, 평등, 두 개의 단어가 떠오르더라.


최소한의 벽


이 퍼블릭아트 작품은 미국의 작가, 댄 그래험의 <삼각형 미로 투-웨이 미러>라는 전시물이다. 나는 유리로 된 벽으로 안양시 평촌중앙공원의 나무들이 너무 잘 보여서 좋았다. 주위 풍광이 색다르게 비춰지기도 하고. 그래서 내 마음 속의 제목은 최소한의 벽이라고 붙였다.

내 주변의 사람들 사이에도 벽이 있다면, 부디 이 '최소한의 벽'처럼 적어도 투명한 벽이었으면 좋겠다.



원래는 이런 뜻이라고 하네.

이렇게 안양시 평촌중앙공원에 온 기념으로 퍼블릭아트들을 휘릭 돌아보았다. 이제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링크] 친구 결혼식 가러 이만 공원을 나선다.

그러고보면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도 안양시 평촌 중앙공원의 APAP처럼 처럼 퍼블릭아트라고 부를 수 있겠다. 먹고 살기 위해 만들어진 기찻길 역 오막살이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진가들의 포토존이 되어주는 그곳을 생각하면, 역시 예술과 사람 사는 것은 어떻게든 연결될 수밖에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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