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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장사호텔, 5성급 장사피닉스호텔Phoenix Hotel Changsha, about호텔등급 기준 본문
짐을 풀고 내일을 위해 눈을 감는 맛
잠은 안 오지만, 자야한다는 마음으로 눈을 감고, 혹시 뭐 빼먹은 건 없지? 내일 갈 때 뭐 챙겨가야 하지? 감은 눈으로 중얼거린다. 그럴 때의 상큼한 긴장감이라고 하나?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이만큼 잘 와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든다. 긴장감과 안도감 사이에 여행의 평온이 있다.
처음 묵는 5성급 호텔
숙소인 장사피닉스호텔Phoenix Hotel Changsha에 도착했다. 가이드의 말로는 중국 장사호텔들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5성급 호텔이라는데, 여행 오기 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바도 그런 듯 보였다.
호텔 로비에 들어오자마자 인테리어부터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유럽 대성당에 있는 천장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규모와 정밀함이, 아, 이정도일 줄이야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장사호텔 도착하기 전에 가이드가 이야기했다. 그게 중국의 호텔을 비롯한 전반적인 문화상품의 특징이라고. 앞에서는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어놓고, 디테일은 살짝 나몰라라식이라나?
사실, 호남성 특유의 습한 기후 때문에 장사호텔 곳곳에서 쿰쿰한 냄새가 난다는 말은 있었다. 그런데 내가 민감하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그런 건 못 느꼈다. 어찌되었든 이근방 숙소 중에서는 최상급, 5성급 호텔이란다.
5성급? 4성급? 호텔 등급의 기준은?
1성급부터 5성급까지 있다. 사실, 몇 성, 몇 성 하는 게 유럽의 기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라마다 또 나름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대충은 이렇단다.
1성급: 여관에서 호스텔, 모텔로 넘어오는 수준이다. TV, 전화, 욕실이 없을수도 있고, 하우스키핑 서비스가 없을수도 있다. 뭐가 없어도 이해가 가는 수준의 기본적인 숙소.
2성급: 모텔에서 호텔로 넘어오는 수준이다. 와이파이가 터지는 공간과 TV를 구비하고 있으며, 개별 욕조 시설을 갖춘다. 2성급 호텔부터 24시간 응대 가능한 서비스가 보장되며, 하루하루 하우스키핑이 이루어지는데, 그러니까 낮에 일보고 돌아가면 방이 치워져 있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있을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는 서비스는 벨보이(호텔에서 체크인, 체크아웃이 이루어질 때 방과 로비 사이에서 짐을 운반해주는 벨보이 서비스), 레스토랑 등이다.
3성급: 시설이 좀 좋은 호텔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넓은 객실과 개인욕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옵션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 방에는 사무를 볼 수 있는 책상이 있으며,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건 위생용품, 미니바(음료수가 들어있는 냉장고), 주차장 등이다.
4성급: 고급스런 주거에 필요한 있을 것이 다 있다. 호텔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예술품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레스토랑에서 3끼를 다 먹을 수 있다. 3성급보다 침대, 소파, 책상같은 가구들이 넓고, 욕실에는 비누나 목욕가운부터 시작해 거의 모든 욕실용품이 비치된다. 일반 객실부터 스위트룸까지 옵션이 더욱 세밀해진다. 없을수도 있는 건 수영장, 스파, 운동시설 등이다.
5성급: 지금까지 나열한 호텔시설들이 모두 완비되어 있으며, 그 질과 서비스 또한 최상이다. 호텔의 스태프들은 뛰어난 고객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객실의 시설은 고객의 사정에 따라 맞춤설정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4성급에서 다소 취약했던 골프, 테니스같은 운동 관련 서비스들도 대폭 늘어나 헬스 퍼스널 트레이닝까지 받을 수 있다.
장사피닉스호텔은 일단 로비 인테리어로 5성급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장사호텔인 것 같다.
객실
발코니 딸린 2인실이다. 발코니 창문쪽으로 침대 하나가 붙어있는 건, 우리가 3명이니까 침대를 하나 더 놓아 달라고 한 것. 그런데, 아까 5성급 호텔의 조건 중에 고객맞춤으로 객실의 시설을 조정한다고 했는데, 저 모양만 봐서는 맞다. 그런데 아까 중국 호텔이 디테일에서는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이 경우다. 2인용 방에 1개 더 놓아준 침대의 매트리스가 불량이었던 것. 저기서 주무신 엄마의 표현으로는 침대라 할 수 없도록 푹푹 꺼지더란다.
잘 갖추어진 객실용품
일단 장사피닉스호텔의 구조가 현관하고 화장실만 타일로 되어있고, 방의 바닥은 카펫으로 되어있다. 청소하기 힘들게 왜 이렇게 만들었는 지 모르겠지만, 설마 손님 올때마다 카펫을 정밀 청소할까? 믿을 수 없는 걸.
어쨌든 비닐봉지에 이 하얀슬리퍼가 포장되어있어 실내화로 쓴다. 침대에서 내려올 때마다 신는 것이 습관이 안 되어 불편하더라. 이밖에 찻잔, 커피포트 등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물, 이 지방 물은 석회질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생수를 먹어야 한단다. 침대 옆에 생수 세병이 놓여 있었다.
욕실용품
이게 말이 약간 엇갈리는 부분인데, 장사랑 장가계 갔다온 분들 얘기 들어보면, 호텔에서 환경보호 차원에서 욕실용품같은 것이 하나도 지원이 안된다고 하는 얘기가 있었다. 우리 상품을 담당했던 여행사 측에서도 같은 말을 했으므로, 부모님은 바리바리 욕실용품을 다 가지고 온 것이다. 그런데 장사호텔에 가보니까 다 있다.
욕실 들어가보니까 샤워기는 마치 틀면 벌벌 끓는 물이 나오도록 굵직하다. 간체자 한자 잘못 알아보고 등짝에 끓는물 부울까봐 저건 못 틀었다.
일회용칫솔은 작은 본드같이 생긴 치약과 함께 포장되어 있다. 牙具, Toothburush Set라고 써 있는 게 그것. 그런데 세트A와 B과 무슨 차이가 있는 줄 모르겠네. 이밖에 바디클렌저, 샴푸, 비누, 솜방망이까지 디테일하게 다 있다. 때타올같은 것만 빼고.
욕실에 헤어드라이기가 있다. 단 헤어드라이용 빗이 없다는 것이 함정. 필요하면 아쉬운데로 장사호텔의 얇상한 빗을 써야 한다. 우리 가족은 가져왔다.
220V 콘센트 지원
온갖 충전기와 카메라 스마트폰들이 열심히 전기를 빨아먹고 있다. 콘센트 모양이 110볼트와 220볼트를 전부 꽂을 수 있도록 되어 있더라. 장사피닉스호텔에 돼지코를 따로 사 갈 필요는 없다.
그런데 아까부터 이게 없다, 저건 있다, 하는 게 케이스 by 케이스일 수 있다. 다른 분들은 내가 있다는 게 없다는 말도 들었으므로. 이게 무슨 방의 옵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한국TV가 나온다.
단, 1, 2주 전에 한국에서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한국TV가 나오는 장사호텔도 이곳이 유일하단다.
의외로 없없던 것들
너무 어두운 조명
이상하게 조명을 가장 있는데로 켜놔도 수면등 이상의 조도가 안나온다. 저 책상의 스탠드를 켜고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나 될까싶다. 가이드도 한 마디 한다. 장사피닉스호텔에 묵었다가 아침에 나온 분들은 모두 화장이 진하다고. 화장이 잘 되었는지 몰라서 모두들 립스틱 짙게 바르고, 버전이 되신단다.
이게 호남성 장사 지방이 늘 흐려서 정서 자체가 약간 어두운 조명을 선호하게 되어서 그런걸까? 어쨌든 고객이 원하면 풀게이지로 불을 켤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와이파이wifi번호가 테이블 밑에 있다고?
나보다 먼저 이 장사호텔을 다녀가셨던 분들이 장사피닉스호텔에는 테이블 밑에 와이파이 번호가 적혀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가이드한테 따로 물어보지도 않았지. 그런데 아무리 책상 안팎을 뒤져도 우리방에는 와이파이번호가 없었던 것. 새벽시간이라서 그것때문에 가이드에게 전화를 할 수 없었지만, 덕분에 한자로 잡힌 신호로 인터넷 연결을 시도하느라 한참 부비적거려야 했다. 결국 암호 몰라서 실패. 찍은 사진을 클라우드에 동기화 시키는 건 포기. 그냥 잠이 들었다.
발코니
솔직히 이날은 몸은 피곤한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서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설친 정도가 아니라, 누워서 뜬눈으로 있었던 기억만 있고, 잠으로 의식이 떨어졌던 기억은 없다. 온갖 잠념을 벗삼아 새운 밤이었다. 그나마 겨우 조금 잤을까? 아버지 핸드폰 알람 소리가 마구 울려서 깼다. 알고보니 알람을 6시에 맞춰놨는데 5시에 울어대고 있었다. 1시간 늦은 이곳시간이 아닌 우리나라 시간으로 되어 있던 알람이었던 것이다. 할수 없다. 이제 잠은 다 잤다.
장사피닉스호텔 조식 시간은 6시 반부터다. 조식 먹으러 내려갈 때까지 티비채널을 좀 돌려보다가 장사호텔 발코니로 나가본다.
1년 중 맑은날씨가 드물다는 장사
장사피닉스호텔의 발코니에서 180도로 이어서 사진을 찍었더니 구글포토스에서 파노라마로 합성해놓았다. 그런데 이 파노라마기능이 포스팅상에서는 너무 길쭉하게 나와서 모처럼 시원한 시야가 빛을 바랜다.
중국 호남성 제 1의 도시 장사의 전경이다. 항상 습하고, 맑은 날이 드물다고 한다. 나는 장사라는 명칭이 예전 삼국지책이나 삼국지 게임에서 손견의 본거지로 귀에 익다. 장사 태수 손견, 이라고 뜨는 화면은 화창했는데, 실제로는 늘 이렇게 흐린 장사호텔의 풍경이었던 것이다.
5성급 호텔의 특징인 고급운동시설이 여기인듯. 장사피닉스호텔 뜰에는 이렇게 테니스코트장과 함께 잘 손질된 정원이 있다.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좋다.
장사피닉스호텔Phoenix Hotel Chang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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