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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 나주 남평역과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 본문

국내여행/전남

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 나주 남평역과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

Dondekman 2017. 7. 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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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역이라는 기차역을 아시나요?

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에는 담양과 나주가 있다. 나주를 지나가는 여행코스를 염두에 둔다면 나주의 남평역도 괜찮다. 남평역은 나주시 소속의 유일한 역. 

1930년부터 경전선 노선이 운행되다가, 6.25직전에 발생된 여순, 순천 반란사건에 의해 파괴된다. 그래서 1956년에 새로 지은 건물이 지금의 남평역이다. 애초에 간이역이었으며, 이제는 그나마도 기차가 다니지도 않는 역, 남평역은 근, 현대의 격동의 역사에 얽힌 덕분에 문화유산 299호에 지정되어 폐역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 배경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곳

나주 남평역은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의 모티브가 된 곳으로 유명해졌다. <사평역에서> 작품의 실제 배경은 남광주역(현 문화전당역)[링크]이라고, 작가가 산문집 <길귀신의 노래>에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남평역은 일찍부터 사평역이었으며, 지금도 관련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하긴 이제 와서 여기가 아닌게벼~하고 사평역 관련 시설들을 다 철거하기도 뭐하고, 사실 작품 속 사평역의 실제배경이라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애초에 <사평역에서>의 사평역은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러니까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여행을 상징하다.

그래도 광주여행을 나서 전라도여행지를 찾아다니는 사람이라면, 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나주 길목의 남평역을 권한다. 시 속의 사평역은 세상의 모든 귀향과, 세상의 모든 기다림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여행을 지칭하고 있다는 이야기.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광주와 화순 사이를 연결하는 노선이 필요하긴 했는데, 터널이 필요했다. 당시로는 터널을 뚫을 기술이 역부족이라 이곳에 역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불편한 대중교통편

나는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에 닿는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로 직접 가는 건 남평역 앞에 남평역버스정류장이 있긴 한데, 하루에 버스가 3번밖에 안선다. 그래서 근처에 내려서 택시를 타거나 걸어가야 한다. 

나는 남평역 가냐고, 분명히 기사님한테 말했는데, 기사님은 그냥 남평읍 가냐고 알아들은 모양이다. OK사인을 듣고 탔다가 졸지에 화순, 구례 종점까지 찍고 다시 올라왔다. 시골 버스노선이 그렇듯 버스정류장이 드물고 방송도 잘 안 해준다. 전남 광주 근처 가볼한 곳에 나주쪽으로 가려면 염두에 둬야한다. 기사님과 친해지자. 돌다리도 두들겨서 건너기.

남평읍 정류장에서에서 남평역까지는 2.6km 떨어져 있다. 걸어서 20분 정도. 좁은 도로로 차가 쌩쌩달린다. 좁은 갓길로 걷는데 덤프트럭같은게 걷는 나를 쳐버릴 것만 같다. 조심할 것. 하이킹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남평역

南平驛, Nampyong Station


남평역 오느라 간만에 좀 걸은 것 같다. 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에 버스도 타고, 좀 걷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여행코스일 듯.


전시물


남평역 옆의 컨테이너에는 시 <사평역에서>가 적혀 있다. 그런데 글자가 지나치게 흐릿해서 잘 알아볼 수는 없었다는.



남평역의 대합실 안쪽이다.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에서 묘사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군상을 떠올리기에는 쉽지 않다. 그나마 문이 잠겨 있어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사평역>에서 묘사한 사람들은 톱밥 난로를 말없이 쬐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역 대합실과 철로 주변의 이런 장식물들은 사람보다 훨씬 멈춰있을 뿐, 이들도 귀향을 기다리는 군상들이다.


남평역 레일바이크


남평역 앞에는 레일바이크까지 설치되어 있다. 내로라하는 국내여행지에 두루 설치되어 있는 바이클트레인.

심심해서 레일바이크를 밀어도보고, 올라타 발로 굴러보고 했는데 잘 간다. 인적도 드문 곳이니까 이런거 좋아하는 연인들에게 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이다.


남평역 주변노선


나주의 남평역은 광주 효천역과 전남 화순군의 화순역을 연결하던 역이었다. 

운행이 중단되다가 2013년 S트레인노선으로 잠깐 운행되었으며, 지금은 또다시 열차운행이 중단된 상태. 남평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광주근교여행지로 남아있다.


두 갈래였다가 만나는 철로 풍경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면 실시간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두 선이 말끔한 하나의 선으로 만날 철길이다.


철길과 발길


기차가 서지 않는 역, 철도 위를 걸어가 본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사평역에서>의 첫구절도 함께 걸어가고 있다.


남평역 앞 버스 정류장


전남 광주 근처 가볼만한 곳, 남평역의 버스 정류장이다. 버스는 하루에 3번 다니고, 광주에서 갈 수 있으니까 시간만 잘 맞추면 광주에서 한번에 남평역까지 올 수도 있겠다. 코스가 그리된다면 광주여행지추천이다. 광주 사시는 분들은 그렇게 해도 될 듯.

그나저나 버스가 종일 기다려도 3번밖에 오지 않는다니, 외롭고, 쓸쓸한 정류장이다. 남평역과 닮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 中


남평역의 형 뻘이 되는 춘포역.

한편 1930년에 세웠던 이 역을 보니, 그보다 더 오래된 우리나라 최초의 역사, 춘포역이 떠오르기도 했다. 남평역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기차역들의 큰형님 되시겠다.

전주, 익산 근처 갈만한 곳 춘포역[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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