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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맛집인데 간판은 연희동할머니네? 생선구이백반과 낮술의 시간 본문

국내여행/서울

연남동맛집인데 간판은 연희동할머니네? 생선구이백반과 낮술의 시간

Dondekman 2018. 4. 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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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비슷한 이름들, 어디가 원조냐.

홍대입구역 근처 순대국밥집[링크]에서 아침술을 하고 길을 나섰다. 오전10시쯤 되었을 거다. 

자기가 아는 집에서 2차를 하자길래 지인을 따라간 집

경성고등학교 사거리 앞에 있는 그 집은 간판에 연희동할머니네라고 써 있다. 여긴 연남동인데 왜? 라는 생각이 든 건 포스팅을 하는 지금의 생각이고, 어쨌든 간판은 연희동이지만 여기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 연남동맛집이더라고. 장사 잘 되어서 마포구에 또다른 분점이 있기도 하다.


연희동할머니네


간판이 비슷한 집들이 줄지어 있다. 희한하게 저마다 비슷한 단어들이 들어가 있다. 할머니, 원조, 생선구이백반... 화장실 가러 나왔다가 졸지에 헤맸다. 어? 여기 아닌데? 내가 취했나? 두리번 거렸다는... 

우리가 간 연희동할머니네는 길모퉁이에 있는 노란색 간판이다. 옆의 원조 시골집 할머니네 생선구이백반과 헷갈리기 쉽다. 아, 여기도 유명한 연남동맛집이다.


밥상에서 그림그리고


연남동맛집의 밑반찬이랑 미역국이 나왔다. 이 생선구이백반 가격은 7000원.

가자미구이와 고등어구이가 나왔는데 먹는 순간 억 짜다!, 했다. 지인은 5년동안 여기 왔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고. 

어쨌든 종업원분 불러다 한번 드셔보시라고 했는데 그분도 심하다, 싶었는지 새로 생선구이를 가져다 주더라. 새로 가져 온 건 좀 낫던데, 그래도 간간. 구워지기는 적당히 잘 구워졌더라, 타지도 않고.

소주는 아까 순대국밥집에서 먹고 남은 거 가져왔는데, 한 병 더 시켜서 보탰다.



지인이 화장지를 뜯어다 밥상 풍경을 그렸는데, 이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인듯.



그리고 또 쓱쓱싹싹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이게 나


연남동맛집 화장지 위에 그린 초상화. 

이게 나란다. 되게 외로워보인다. 외로워보인다고 했더니, 지인이 외로운 거하고 고독한 거는 뭐가 다르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나는 외로운 건 스스로가 원치 않게 혼자인 거고 고독한 한 건 스스로 원해서 혼자인 거라고 말해주었다

하여튼 여긴 두명, 혹은 혼자가 어울리는 연남동맛집이다. 밥 한 그릇을 소주 한 병과 바꿔놔도 어울리기도 하고. 


인생은 장난전화


그림 그리기를 마친 지인은 갑자기 저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더라고. 

분양에 대해서 꼬치꼬치 묻자, 그쪽에서는 와서 상담받으라고 퉁치고, 이쪽은 묻고, 그쪽은 퉁치고, 묻고, 퉁치고 몇 번 주고받더니 끊더라. 

이어서 휴지통에 붙어있는 사다리차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본인이 연남동원룸 사는데 연남동 또다른 곳으로 이사갈 거라고 말하더라 나중에 그러는데 그쪽에서 너무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받아서 좀 미안했다나? 그러게 왜 해

연남동맛집 거울에 붙어있는 쌀집에 전화해서 쌀 좀 사려고요. 뭐 그러질 안나, 이어지는 진지한(?) 장난전화질.


인생은 바리케이트


연남동맛집에서 나와 지인과 헤어졌다.

그리고 홍대입구역까지 걸어갔다. 북스리브로 서점[링크]에서 고은강 시인의 고양이의 노래5 시를 봤느데, 사랑은 말자/ 사랑해도 결혼은 말자/ 뭐 이런 구절이 지인이 하던 말하고 너무 비슷하더라고 "너의 노래"라고 카카오톡으로 보내줬다. 

그러니까 지인이 



뭐 이런다는.

아무튼 간만에 아침술, 낮술 잘 하고, 두통에 시달리면서 독서도 좀 했다. 이러저러하게 먹은 연남동 맛집은 "연희동할머니네", 전화번호 : 02-322-8258다.

영업시간은 오전6시~오후9시다.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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