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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

제주도 은갈치와 먹갈치 차이, 성산포맛집 <한성식당>

Dondekman 2017. 3.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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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하지 않아도 잘 되는 집

만장굴에서 나왔을 때가 11시 38분, 한시간동안 동굴 워킹을 하니까 배가 몹시 고프다. 아무거라도 먹었으면 좋겠는데, 엄마가 옆에서 은갈치로 유명한 제주도에 왔으니, 갈치조림을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찾아봤다. 갈치는 7월에서 10월까지가 제철이니까 지금이 딱이기도 했다.

12시 좀 넘어서 성산포에 있는 <한성식당>에 도착했다. 여기 갈치조림이 유명하단다. 어느 지방에나 고전 맛집들이 있다. 공중파 방송 3사 맛집 프로그램은 관통한 지 오래고, 광고를 굳이 하지 않아도 먹고 나간 사람들이 알아서 광고를 해 주는 집 말이다. 제주도 성산포 맛집으로 유명한 <한성식당>도 그렇다.  



<한성식당>의 메뉴판은 대충 제주도 성산포에서 잡히는 해산물들이 망라되어 있다. 고등어, 갈치, 성게 등, 제주도에서 주로 유효한 특산물들과 함께 광어, 참돔같은 내륙의 횟집에서 흔히 보던 생선도 있다. 무엇보다 물에서 나오면 바로 죽는다는, 그래서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갈치회, 역시 비린내 때문에 산지 전용이라는 갈치국이 눈에 들어온다. 


갈치가 옛날에는 안먹는 생선이었다?

칼처럼 생겼다고 해서 칼치라 불리기도 하는 갈치, 실제로 제주도에서 갓 잡아올린 은갈치를 보면 생긴것이 칼집에서 빼낸 칼과 다를바 없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는 갈치를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먹어서 맛없는 생선은 아니었지만 살이 너무 없어서, 잠깐 내린 싸락눈 눈밭에서 눈싸움을 해야하는 기분이랄까, 젓가락질 난이도도 상 등급인데, 잔가시는 왜이렇게 많은지, 게다가 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별로 없으니까 심드렁했던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어획량이 풍부했던 7~80년대까지만 해도 동해안에서는 고등어를 사면 보너스로 얹어주는 저렴한 생선이었다고 한다. 그나마도 살을 발라 개를 주는 개밥용 생선이었다고 한다. 



성산포 맛집 <한성식당>에서 갈치조림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밑반찬이 나오고, 단호박 등이 얹어진 갈치조림 냄비가 테이블 가스레인지에 올려진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엄마가 숟가락에 얹어주는 구운 갈치살만 수동적으로 먹다가, 갈치조림을 맛나게 먹기 시작했던 것은 자라면서 젓가락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인 듯 하다. 확실히 도구를 다루는 능력과 취향을 누리는 것은 따로가 아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목포 먹갈치, 제주도 은갈치, 떠드는 트럭 장사꾼들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은갈치와 먹갈치의 차이

흔히 먹갈치와 은갈치는 똑같은 갈치인데 먹갈치가 그물로 잡는 바람에 비늘이 상해서 그렇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둘을 먹어보면 맛이 확실히 다르다. 크기부터가 먼 바다에서 잡히는 은갈치는 먹갈치의 두배 길이에 달한다. 맛도 먹갈치는 좀 진득하고 기름진 맛인데, 은갈치는 단백한 맛이 더 강하다. 유명한 목포 먹갈치의 경우, 껍질 색깔이 은빛 바탕에 회갈색을 띄며 지느러미 부분은 짙은 흑색이다. 목포먹갈치는 입이 크고 이빨도 질기고 크다. 이밖에 배와 꼬리에 지느러미가 없는 것도 먹갈치가 은갈치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실지로 낚시로 잡은 먹갈치를 봤는데, 먹갈치라는 이름처럼 검은빛이 군데군데 선명하다. 먹갈치의 먹빛이 은빛비늘이 그물에 의해 손상된 결과가 아니라는 증거다. 검은색과 은빛는 아마 근해와 원양의 수온 등, 환경 차이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예전에는 인천먹갈치를 최고의 갈치로 쳐줬지만 수온의 변화로 최근에는 제주산 은갈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한다.

그나저나 성산포 맛집으로 유명한 <한성식당>에서 먹었던 갈치조림은 맛있었다. 성산포 산지에서 엄선된 제주도 은갈치라 그런가 살도 도톰했고, 싱싱한 맛이 와닿는다. 무엇보다 달콤하고 고소한 단호박과 양념된 갈치살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맛의 키포인트다.



갈치 효능

갈치는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의 발육과, 특히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중 장년층에게는 풍부한 지방산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고, 피부 미용에 민감하신 분들에게도 좋다. 피부에 좋은 것은 갈치 껍질이다. 엘라스틴고 콜라겐이라는 물질 때문이라는데, 나는 예전에 전지현이 "엘라스틴을 써요.."라면서 CF했던 샴푸가 생각났다. 이게 콜라겐 이름이었다.


국산, 수입산 분별법

갈치는 냉동상태로 많이 유통되므로 수입산이 종종 국내산 제주도 은갈치로 둔갑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세네갈산, 파키스탄산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국내산같은 경우 눈의 검은자와 흰자가 또렷하지만 수입산 갈치는 눈이 노란빛을 띄는 경우가 많다.(갈치도 생산지의 인종을 닮았다.) 이밖에 갈치 꼬리가 국내산은 길고 가늘지만 수입산은 짧고 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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