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주말에 가볼만한 곳, 전북 익산교도소세트장 여행 본문

국내여행/전북

주말에 가볼만한 곳, 전북 익산교도소세트장 여행

Dondekman 2017. 6. 17. 20:04
반응형

주말에 가볼만한 곳이란?

주말에가볼만한곳이란 지방에 있으며, 휴무가 주말을 피해서 있는 곳이겠다. 전라북도에 있는 익산교도소세트장이 그런 곳. 월요일은 쉬고, 화~일요일에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에 문을 연다. 영화촬영이 있는 날도 있으니, 개방 유무를 먼저 체크하고 여행 스케쥴을 잡는 것이 좋겠다. 

내가 갔을 때는 010-6525-1547로 문의했었다. 여기가 관광 담당이란다.


익산교도소세트장 가는길 


KTX 입석

용산역에서 함열역까지 바로 가는 KTX가 없어서, 익산역까지 가는 기차를 탔다. 때는 7월. 좌석 뒷칸 빈 곳에는 내일로(철도자유이용권)[링크]회원들이 쪼그리고 앉아 잠들고 있었다. 얼굴이랑 팔 다리가 검게 그을려 있는, 20살 남짓한 아이들이 싱그러워보였다. 그들과 같이 입석을 타고 왔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그들은 여행을 떠나고, 나는 출장을 떠나고.

익산역에서 다시 무궁화호를 타고 가 함열역에서 내렸다. 


익산교도소세트장 가는 시내버스


함열역 쪽 찻길의 함열중앙병원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42, 43, 44-1번 버스를 타고 하와, 하와사거리 근방에서 내리면 된다. 

조심해야 한다. 시골버스는 보통 방송을 꺼놓으니까 말이다. 나는 방송만 믿다가 종점까지 찍고 다시 돌아왔다. 기사님이 괜히 미안해하시더라. 익산교도소세트장은 함열역에서 3.3km 떨어진 곳에 있고, 사실 맘먹고 가면 걸어가도 무방. 택시비는 3600원 정도 나온다고 되어 있으니, 웬만하면 택시를 타는 게...


익산교도소세트장

Iksan Prison Set, 益山 监狱外景地

 

조용하게 바람 쐬러 오기 좋은 곳

이곳은 2005년에 영화 <홀리데이>촬영을 위해 영화 제작사와 익산시가 함께 만든 촬영소다. 내가 찾아갔을 때 다음지도에서는 "아이리스세트"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어 찾는데 힘이 들었다. 지금 카카오지도는 업데이트가 이루어져  익산교도소세트장이라고 잘 등록되어 있다.

차 있는 사람들을 별로 부러워하지 않고 사는 편인데, 이럴 때는 차가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 가면서 보니까 드라이브코스로도 좋겠더라. 차 타고 훌쩍 주말에 가볼만한 곳이다.


폐교로 만든 세트장


영화촬영지[교도소세트장]이라고 써진 간판이 보인다. 여긴 원래 초등학교였는데 폐교를 재활용해서 만든 세트장이라고 한다. 

학교와 교도소가 방 한칸 차이라고 하면 좀 심한 말인가? 뭐 들어오면 못나가고, 밥 나오고, 여러모도 비슷하기도 하다. 중고등학생들 머리깎아야 하는 것까지 비슷하다.



익산교도소세트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정말 학교 기숙사같네. 잔디운동장까지.


익산교도소세트장 내부


인생의 아침에는 일을 하고, 낮에는 충고를 하고, 밤에는 기도하라. 얼핏 생각하면 딱딱한 설교같은 말을 어쩌면 저렇게 멋지게 만들었을까. 

익산교도소세트장 들어가는 길에는 이곳에서 촬영했던 영화들의 포스터들이 있다.



타짜? <타짜>에 교도소 씬이 있었던가? 뭐, 화투 친 곳이 익산교도소세트장이었을 수도.



<7번방의 선물>은 익산교도소세트장에서 찍은 걸로 유명하다. 영화 장면의 70퍼센트는 이곳에서 찍었다고 한다. 뭐, 배경 자체가 감방이니까. 



익산교도소세트장은 2층으로 되어있다. 실제 단체감방과 독방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밖이 엄청 더웠는데, 안이 서늘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동굴 속처럼 시원하다는 얘기는 아님. 여름에 온다면 미니선풍기같은 거 하나 들고 들어올 만 하다. 이색데이트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도 좋겠고, 그래서 여기 저기 코스 연결시키면 주말에 가볼만한 곳이겠다.


독방


촬영장 독방 안에는아무것도 없는데 <더킹투하츠>에서 항아(하지원 분)가 갇혀있던 곳이라네.

아무것도 없는 정육면체의 방이다. 이 안에 있으면 나도 벽과 모서리가 생겨나 정육면체로 성형될 것 같은 느낌이다.


취조실1, 면회실


취조실1과 면회실이 연결되어 있다. 아, 여기 보니까 <7번방의 선물>생각 나네. 면회 중에 시간 다 되었다고 매정하게 떼어놓는 교도관도 생각난다. 

영화,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시간 다되었습니다, 하는 대사는 꼭 혈육간의 면회 때 등장한다. 사람 가슴 아프게. 면회실 들어가보니까 면회시 지켜야 할 수칙 등이 진짜 교도소처럼 써 있다. 깨알같은 글씨들이 영화에 나갈 건 아니지만서도, 꼭 영화 장면에 나와서가 아니라 실제 교도소의 그것을 그대로 구현하고자 하는 의도인 듯.


취조실2


취조실1은 라이트하게 심문하고, 여긴 본격적으로 심문하는 방인 듯. 고문 촬영도 이런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창문의 테두리 외에는 빛이 들어올 수 없는 곳. 아까 독방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2층 <7번방의 선물> 촬영지 감옥소


2층에 올라가는 계단에 <7번방의 선물> 촬영한 곳, 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올라가 보니 영화 속 그곳이 나온다. 그런데 이날 실내에 나 혼자만 있어서 그런지 아까부터 좀 무서워지려고 한다. 심심함 + 호기심 + 무서움, 뭐 그정도랄까.


익산교도소세트장 외벽


보고싶은 사람은 절대로 두번다시 나타나지 않으며, 마주치기 싫은 사람은 어딜가나 마주치게 되어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그럴까? 왜? 어떤 사람의 말처럼 세상이 어두운 것은 세상이 어두운 것이 아니라 네가 눈을 감은 것일까?



주말에 가볼만한 곳은 맞는데, 세트장 컨셉이 컨셉이니만큼 분위기는 좀 어둡다. 나는 혼자 왔는데, 부디 데이트여행으로 오시길. 

자신이 더욱 혼자라고 느끼고 싶다면 혼자여행 코스로 추천하고 싶다. ㅋ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