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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로 주변 가볼만한 곳, 신촌 여행하기

Dondekman 2017. 2.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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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은, 좋은 것을 찾는 사람에게 보인다.

연세대학교 주변에는 유난히 대학교가 많다.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가 옆에 붙어있고, 아래쪽으로는 서강대학교까지 신촌이라는 문화권에 묶여있는 셈이다. 대학로가 젊은 에너지가 모이는 구역이라고 한다면, 자그마치 네개의 대학로가 마주보고 있는 신촌은 어떨까? 두말할 것도 없다. 일기예보의 노래 <좋아 좋아>의 서두, "룰루랄라 신촌을 향하는 내 가슴은 마냥 두근두근." 처럼 어떤 부연도 없이 바로 노래에 나올 정도다. 난 어렸을 적 처음 이 노래를 듣고 신촌이 신전인 줄 알았다는, 뭐 그때는 신촌을 몰랐고 교회는 다녀서 "신전"은 알았던가보다. 

연세대학교 주변은 대학생 인구로 도시를 만들 수 있을 법 하고, 당연히 그 일대를 통칭하는 신촌은 가볼만한 곳이 천지다. 문화적으로 볼거리가 많은 곳을 들어보겠다. 출발은 연세대학교 안쪽부터.


연세대학교 백양로


안산을 향해 활개치는 독수리가 시원하게 펼쳐진 곳. 백양로는 연세대학교 캠퍼스의 중심로이자 연세대학교의 상징이다. 원래 백양나무가 길 주변에 심어져 있다는 데서 이름붙여진 백양로는 10년 전만 해도 여느 캠퍼스의 정문 길과 다를 바 없었다. 일단 공사 계기는 현대인의 영원한 난제인 주차문제. 이른바 백양로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공사는 연세대학교 캠퍼스 밑에 지하 4층의 주차장과 상가, 공연장 등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26만여평에 9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그 결과 2015년에 완공. 1000여대의 주차공간이 확보되었으며, 현재 백양로 지하상가에는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잠바주스> 등 많은 카페 및 편의시설이 입점해 있다. 연세대학교 백양로 스타벅스는 항상 자리가 만원이며, 시험기간에는 옆의 소파에서 자리가 날 때까지 대기해야 할 정도다. 연세대학교 학생들의 열기와 마주할 수 있는 곳. 

특히 볼만한 것이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지상을 관통해 뿜는 분수. 분수는 3단계로 점차 솟아 정문쪽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건물과 높이를 마주한다. 벤치에 앉아서 분수를 구경했다가 연세대학교 학생식당에서 밥도 먹어보자. 학생회관 1층의 고를샘, 맛나샘, 부를샘이 있고 각각 양식, 한식, 분식에 특화되어 있다. 이밖에 대로변에 바로 입구가 열린 공대 건물에 좀더 저렴한 휴나지움 식당이 있다. 가격은 3000~7000원 선. 이들 식당은 모두 주문서를 떼면 번호를 불러주는 푸드코트방식이라 편리하다. 

백양로를 따라 연세대학교 끝 인문대쪽으로 가다보면 윤동주 기념관과 사적 제276호로 지정된 언더우드관이 있다. 정문쪽에서부터 한번 가볼만한 산책로다. 그리고 북문 쪽으로 계속 가면 연세대학교의 배산背山인 안산을 오를 수 있다. 


안산安山


연세대학교 상경대 건물 뒷편 주차장은 연세대 대우관 좌우 길과 만난다. 이 삼거리가 바로 안산의 여러 군데로 뻗어가는 분기점이다. 여기 길을 따라 안산 둘레길를 비롯해서 봉원사, 서대문, 안산 정상의 봉화대까지 다 갈 수 있다. 안산 봉화대에 오르면 동서남북 모든 방향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예로부터 남산의 봉화 라인과 연결된 봉화대가 이곳에 있는 것. 300m의, 그다지 높지 않은 산임에도 이곳은 주변을, 주변은 이곳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은 동쪽 방향의 풍경이다. 인왕산이 눈에 들어오고 옆에는 북한산국립공원에 소속된 삼각산이 있다. 서울 동북부지역의 전경과 함께 저 멀리로는 경기도 양주 등지의 높은 산들이 웅장함을 선사한다. 안산은 꼭 등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서울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연세대학교 대학로, 알라딘 헌책방 신촌점


연세대학교 백양로 정문을 빠져나와 대학로를 따라가면 대로변에 알라딘 헌책방 신촌점이 있다. 신촌의 헌책방 거리는 예로부터 유명했는데, 알라딘 헌책방이 들어서면서 대부분 고사상태에 빠졌다. 그만큼 알라딘 헌책방이 모든 헌책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이야기. 연세대학교 대학로에 있는 만큼 전공서적도 많고, 대부분 장르의 책들이 헌책방이라기보다 그냥 일반 서점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다. 헌책 회전율이 좋은 것이다.

유명 소설가들의 캐리커처가 벽화로 장식되어 있으며, 장식을 따라가다보면 앉아서 책을 읽을만한 카페테리아 공간도 있다. 종이 묵은내 가득한 옛 신촌헌책방 거리가 그립다면 아쉽겠지만 알라딘 헌책방 신촌점에서 책의 낭만을 더듬어볼 수 있겠다.


구 신촌역사, 그리고 <위트 앤 시니컬>


연세대학교를 나와 굴다리 기찻길을 통과하면 높은 첨탑의 창천감리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교회쪽으로 길을 틀어 나가면 이화여자대학교다. 그리고 <구 신촌역사>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구 신촌역사는 1920년에 세워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이 건물은 현 경의선 신촌역 밑에 자리하고 있어 좋은 포토존이 되어 준다. 

여기서 구 신촌역 역사와 마주보는 건물 3층에 <파스텔 카페>와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있다. 시집 전문 서점이란 뭘까? 서점의 주인은 시집 <오늘 아침 단어>를 펴낸 유희경 시인. 여러해 출판사 편집 일을 전전하던 유희경 시인은 지난해 음반회사인 파스텔과 손잡고 이 시집 서점을 열었다. 그러니까 이 서점은 <파스텔 카페>의 일부처럼 붙어있는 형태인 셈이다. 카페를 찾으면서도 고급 문화를 지향하는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이대생들이 주로 이 서점을 애용하고 있다.

<위트앤시니컬>은 시시때때로 문학인들과 예술인들이 퍼포먼스를 열고 있으며, 월요일에는 쉰다. 낮 11시에 문을 열어 밤 11시에 문을 닫는데, 유희경 시인은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여기 머문다고 한다. 각종 문예지들과 시집, 그리고 시인이 함께 있으니, 문학을 라이브로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라고 수식해도 될 듯? 

참고로 북카페들은 연세대학교 백양로 근처보다는 홍대입구역쪽에 더 발달되어 있다. 문학동네 측에서 세운 <카페꼼마>를 비롯해 괜찮은 북카페들을 "홍대입구역 북카페들" 포스팅에서 언급했었다.


2호선 신촌역 옆, 프라모델 커피숍 <카페닷>


연세대학교 백양로를 빠져나와 대학로 따라 죽 내려오면 현대백화점이 나오며, 이곳에 2호선 신촌역이 있다. 거기서 더 내려가면 서강대학교가 나온다. 만약 이 신촌역 주변에서 색다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색카페를 찾는다면 <카페닷>을 추천한다. 신촌역 7번 출구에 인접한 이곳은 피규어카페다. 입구에서부터 "내가 니 애비다"의 원조,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가 실물크기 피규어로 놓여 눈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뒤를 이어 피규어들이 줄지어 계단을 타고 지하까지 간다. <카페닷> 매장은 지하에 있고 꽤 넓다. 

이곳의 벽면은 장식장에 빼곡한 수백개의 피규어, 프라모델들로 장관이다. 모두 카페 주인 분이 모은 것이라고 한다. 에반게리온, 에스카플로네, 등 만화영화에 등장했던 로봇들부터 시작해 레고 시리즈들도 포진해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연세대학교 신촌 주변과 어울리는, 문화 역사 컨셉이다. 피큐어와 함께 옛 컴퓨터 게임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80년대, 90년대 DOS시절, Windows 초기 시절을 풍미했던 인기게임들이 DISC, CD 정품으로 소장되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486컴퓨터에서 돌아가던 <삼국지 무장쟁패>가 새롭게 다가오더라. 흥미가 생기면 남자 주인분에게 뭐든 질문해보자. 이야기가 쏟아진다.

<카페닷>의 커피는 맛도 좋고 값도 2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커피맛은 그 스타벅스풍의 탄맛, 국민블렌딩한 맛이 아니라 오묘한 신맛이 있어 기분이 산뜻해진다. 걱정인 건 장소가 이렇게 넓은데 손님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다. <카페닷>이 문 닫을까봐 염려 되더라. 부디 오래오래 장사하기시를 바란다. 

여기서 나와 신촌역 대로변 안쪽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그 길이 홍대 구역까지 질러가는 지름길이다. 신촌역부터 홍대까지 도보여행을 생각한다면 "홍대입구역과 신촌역 사이의 데이트코스"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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