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크만의 베이스캠프

미술관, 중국 장가계의 <십리화랑>, 지은이는 조물주 본문

해외여행/중국(장사-장가계)

미술관, 중국 장가계의 <십리화랑>, 지은이는 조물주

Dondekman 2017. 5. 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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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미술관, 십리화랑(十裏畵廊)

그렇다. 이름 자체가 십리에 걸친 화랑이다. 거리는5.8km. 길가에 높은 봉우리들이 뾰족히 솟아 제각각의 나무들처럼 펼쳐져 있다. 기암괴석의 숲이다. 무릉원(武陵源)에 도착해서 표를 끊고 모노레일을 탔다. 10분여에 걸쳐 모노레일로 이곳을 주파하는 동안 우리의 가이드는 각각의 바위들에 현지인들이 붙인 이름들을 읊어주었지만, 나는 마음 속으로 나만의 이름을 붙여보았다. 미술관명은 장가계 십리화랑, 지은이는 조물주, 큐레이터 돈데크만이다.


작품명, 구름을 뿜어내는 굴뚝

Title, A Chimney That Blows Clouds


원래는 셋이 나란히 솟은 여자의 모습이라고 해서 세자매봉이다. 큰 쪽부터 첫째, 둘째, 셋째인 것 같다.

미술관 큐레이터 돈데크만이 붙인 제목은 <구름을 뿜어내는 굴뚝> 장가계는 사철 흐린 날이 많다. 세개의 굴뚝이 그 회색빛, 잿빛의 구름을 뿜어내고 있다. 


작품명, 4억년 전의 바다물결

Title, Ocean Wave Of 400 Million Years Ago


십리화랑 미술관의 이 작품은 <4억년 전의 바닷물결>. 장가계는 3억 8천년 전 바다였다가 2억년 전에 지금처럼 솟아오른 곳이다. 지금 우러러 보는 저 봉우리가 그 어느때는 나도 바다였다고 말하고 있다. 돌에 새겨진 물결이 바람 불 때마다 움직이고 싶어서 간질간질하다고 내게 말하고 있다.


작품명, 조우遭遇

Title, Meeting


국어사전에 보면 조우遭遇는 두 가지 뜻이 있다. 1.임금과 신하가 만나는 것, 2. 우연히 만나는 것. 이 장면은 우연히 신하가 임금을 만난 모습처럼 보인다. 돌고래가 인간친구를 만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이 만든 조각보다 더 섬세한 십리화랑 미술관 작품이다. 


작품명, 늑대들의 울음

Title, Crying Of Wolves


늑대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울고 있다. 모든 멈춰있는 것들은 움직이고 싶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품명, 아버지의 뒷모습

Title, The Back Of My Father



돌은 단단하면서 한번 쪼개지면 무너져버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도 그렇다. 

장가계여행을 하면서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시간이 흐르는 것, 사람이 늙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족끼리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날이 있음을 감사하고, 앞으로 그런 날이 더 자주 있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장가계, 십리화랑 미술관 

Zhangjiajie, Ten-Mile Natural Gallery


두 분 오래 오래 사세요.


작품으로부터 느낌이 옮겨올 때


점심으로 먹은 버섯전골이다. 식탁에는 각기 다른 채소들과 고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한 스푼 떠먹는 뜨끈하고 매콤한, 개운한 국물, 속을 훈훈하게 한다. 

미술관의 예술 작품들도 그렇다. 오랜시간 다양한 것들이 지은이 가슴 속에서 끓다가, 보는 사람 가슴 속에 어떤 느낌으로 옮겨온다. 작품이 가슴으로 올 때 그 따끈한 전골국물같은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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